방사성의약품 ‘임상 중단’은 옛말? 희귀 원소 공급 파란불
아이소텍, 악티늄-225 원료 토륨-229 15그램 추출 달성...“전세계 공급량 15배” 생산된 악티늄 SK바이오팜 등에 공급...방사성의약품 개발 탄력
[프레스나인] 차세대 방사성의약품(RPT)의 핵심 원료인 동위원소 악티늄-225(225Ac)의 생산량이 순조롭게 증가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등 악티늄-225 기반 RPT를 개발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에 따르면 ORNL과 계약한 핵폐기물 처리업체 아이소텍(Isotek)은 4월 말 기준으로 악티늄-225의 원료인 토륨-229(229Th) 추출량 15그램(g)을 달성했다. 적어 보이지만 이는 글로벌 공급량의 1500%에 달한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현재 ORNL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에서의 토륨-229 공급량은 1g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토륨-229는 ORNL이 보유한 우라늄-233(233U)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추출된다. 우라늄-233은 1990년대 핵연료로 활용하기 위해 생산됐으나 이후 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서 폐기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토륨-229를 활용해 RPT용 악티늄-225를 생산하는 일은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맡는다. 테라파워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업적인 규모로 악티늄-225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도 임상용 의약품에 쓰이는 악티늄-225를 소량 공급했으나 토륨-229의 추출이 확대되며 악티늄-225 생산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ORNL은 “아이소텍은 우라늄-233 재고의 약 40%를 폐기했다. 프로젝트가 완료될 때까지 토륨-229 총 40g을 추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보다 연간 100배 더 많은 치료제를 생산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악티늄-225의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RPT 개발기업들은 임상 중단에 대한 걱정 없이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인수한 RPT 전문기업 레이즈바이오(RayzeBio)의 경우 지난해 동위원소 악티늄-225(225Ac)의 부족으로 인해 표적항암제 RYZ101의 임상 환자 등록을 몇 달간 중단해야 했다.
SK바이오팜은 특히 악티늄-225를 수월하게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8월 테라파워와 악티늄-225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지주회사 SK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일이 테라파워와 SK바이오팜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은 테라파워로부터 확보한 악티늄-225를 활용해 고형암 치료용 RPT SKL35501( FL-091)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SKL35501은 홍콩 바이오텍 풀라이프테크놀로지스에서 도입한 물질로 여러 고형암에서 과발현하는 NTSR1을 타깃한다. 올해 말 이후 임상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