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line Review][보령]항암제에 진심인 기업이 개발하는 혁신 신약은

'BR2002' PI3K/DNA-PK 이중표적 항암제…말초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7일 국내 임상2상 시험 진입…고형암 치료 및 면역항암제 병용 등 확장 전망

2025-05-12     김창원 기자

[프레스나인]국내 항암제 시장의 리딩 기업으로는 보령이 꼽힌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가장 큰 매출을 일궈내고 있는 것은 물론 특허가 만료된 품목을 도입해 자체 제품화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꾸준하게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장을 이끄는 보령은 항암제 혁신 신약 개발에도 집중하는 모습으로, PI3K/DNA-PK 이중표적 저해제인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를 개발하고 있다.

PI3K(Phosphoinositide 3-kinase)는 세포 내에서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효소(키나아제)로, 세포 성장과 증식, 분화, 이동, 생존, 대사 등 다양한 세포의 기능을 조절한다. Class I~III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Class I이 암이나 염증, 면역질환 등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Class I PI3K는 촉매 단위(p110)와 조절 단위(p85)로 이뤄진 이합체 형태로 존재하며,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의해 활성화된다.

PI3K 경로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세포가 과도하게 성장하고 분열해 암이 발생하거나 진행하게 된다. 특정 암 아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암의 분자적 아형에 따라 치료 표적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DNA-PK(DNA-dependent protein kinase)는 세포 내에서 DNA 손상을 인지하고 복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로, 특히 DNA 이중가닥 절단(double-strand break)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복구하는 비상동 말단 연결(Non-Homologous End Joining, NHEJ) 경로의 중심적인 조절자다. DNA 이중가닥 절단을 인식하고 손상된 DNA를 복구해 유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암세포에서 DNA-PK가 활성화되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한 DNA 손상에도 불구하고 세포가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 치료 저항성을 높이게 된다. 

이에 보령은 PI3K와 DNA-PK를 동시에 억제하는 BR2002 개발에 나선 것으로, 말초T세포 림프종(PTC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b상 결과 완전관해 2명, 부분관해 1명이 확인된 바 있다. 임상1a상의 결과를 포함하면 19명의 유효 평가 환자 중 6명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현재 PI3K만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다수 존재하지만, DNA-PK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은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따라서 보령이 개발에 성공할 경우 혁신 신약으로 인정받는 것은 물론 2020년 기준 414억8000만 달러 규모를 기록한 혈액암 치료제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보령은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재발성/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BR2002의 임상2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아울러 보령은 혈액암 외에도 고형암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 향후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항암면역능 확인을 통한 방사선 및 항암면역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도 확보해 장기적으로 더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보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