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英서 신형 PV5 WAV 공개

기존 개조업체 전기차 전환에 어려움…기아, 전용 플랫폼 활용해 해결책 제시

2025-05-14     나한익 기자

[프레스나인] 전동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M) 차량(WAV, 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시장은 지금까지 전기차 전환 흐름에서 소외돼 왔다. 기존 휠체어 차량 개조업체들이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가 자사의 신형 다목적차(MPV)인 PV5의 WAV 버전을 선보이며 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기아는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자동차 산업 포럼 ‘퓨처 오브 더 카 서밋(Future of the Car Summit)’에서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PV5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영국 장애인 전용 차량 리스사 ‘모타빌리티(Motability)’와의 협업을 통해 PV5 WAV를 영국과 유럽 전역에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모타빌리티는 약 3만5천대의 WAV를 운영 중인 세계 최대 장애인 전용 차량 전문업체다. 

이번 행사에서 기아는 영국 최대 장애인 전용 차량 리스사인 ‘모타빌리티(Motability)’와의 협업을 통해 PV5 WAV를 영국 및 유럽 시장에 본격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모타빌리티는 약 3만5천 대의 WAV 플릿을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전문 사업자다.

PV5 WAV는 ▲휠체어 사용자와 일반 승객이 함께 탑승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 ▲측면 승하차 구조 ▲보호자가 3열에 동승 가능한 구조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휠체어 탑승자 편의를 위한 전용 앱도 탑재 검토 중이다.

전통적인 WAV 개조 방식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헤드룸 확보를 위해 차량 바닥을 낮추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우 바닥 하부에 배터리 팩이 탑재되어 있어 바닥을 낮추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배터리의 위치나 구조를 변경하는 작업은 안전 규정 및 화재 저항성과 관련된 법규를 위반할 소지가 크다. 이처럼 까다로운 기술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충돌 테스트 등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독립적인 WAV 개조업체들은 손을 대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기아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자체 플랫폼 설계를 통해 극복했다. 비교적 차체가 큰 전기 밴인 PV5는 구조적으로 이미 충분한 실내 높이를 확보하고 있어 배터리 팩이나 바닥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도 휠체어 사용자의 접근이 가능하다. 

아직 가격이나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아는 2026년 중 영국 시장에서 PV5 WAV와 일반형 MPV 모델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 PV5 WAV는 300kg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측면 진입 전동 램프를 내장하고 있어 인도(보도)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전용 휠체어 고정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한, 3열 보조 좌석이 설치돼 있어 보호자가 측면에서 휠체어 사용자를 돌볼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기아의 WAV 시장 진출은 그간 전기차 시장에서 소외되어 온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전기 밴 라인업인 PV 시리즈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사진/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