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해리 정, 인니 발전소 뇌물 의혹…핵심 피의자로 수사 확대

임원 체포 미루는 이유는…“추가 증언 확보 중”

2025-05-30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인도네시아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 및 뇌물 수수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건설의 인도네시아 현지 총괄매니저 해리 정(Herry Jung)에 대해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가 공식 체포에 나서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경제 매체 Kabar24에 따르면 KPK 대변인 부디 프라세티요(Budi Prasetyo)는 “현재 사건은 본격적인 수사 단계에 돌입했다”며 “체포 여부는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의 핵심 참고인 또는 공범들에 대한 진술을 더 확보해야 하며, 그 전까지는 수사 전략상 체포를 미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KPK는 5월 2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20분까지 자카르타 KPK 본부에서 장시간 조사를 벌였다. 현장에는 법률 대리인도 동행했으며, 이는 해리 정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조사받았음을 의미한다. 그는 조사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응하지 않은 채 건물을 빠져나갔다.

KPK는 해리 정이 당시 치레본 군수였던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Sunjaya Purwadisastra)에게 총 60억 루피아(한화 약 5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두고 있다. 이 뇌물은 PT Cirebon Energi Prasarana가 추진한 시레본 2호기 화력발전소(PLTU 2 Cirebon) 프로젝트 사업의 인허가를 대가로 보고 있다. KPK는 실제 업무가 없었음에도 허위 용역계약서(SPK)를 통해 컨설팅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꾸몄다고 의심하고 있다. 

KPK는 2018년 10월 24일 현장급습을 통해 현금 1억 1600만 루피아와 계좌 이체 증거 약 64억 루피아 상당을 확보했고, 순자야 군수와 지역 공무원인 가톡 라크만토(Gatot Rachmanto)를 첫 번째 피의자로 지목했다.

KPK는 해리 정 외에도, 부동산 개발업체 PT King Properti의 사업 허가와 관련해 또 다른 뇌물 제공자 수티크노(Sutikno)도 함께 조사 중이다. 이는 수뢰자뿐 아니라 제공자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해리 정의 혐의는 수년간 계류돼 있었지만, 최근 KPK가 관련 참고인 조사와 자료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체포 여부에 대한 결정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 정 본부장이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모습. 사진/트리뷴뉴스(Tribu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