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투자 키워드는 미중 패권 전쟁"

존재감 드러낼 수 있는 상품 출시 "사회초년생, 일단 투자 시작해야"

2025-06-13     김보관 기자

[프레스나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의 발 빠른 움직임이 눈에 띈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PLUS K방산'과 'PLUS 한화그룹주' 등으로 전체 ETF 수익률 1, 2위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프레스나인은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순위 경쟁 의미 없어…국장 소외당하지 않아야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순자산총액 기준 7위에서 올해 6위에 오르며 가파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그러나 금 본부장은 순위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보다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수준의 상품 출시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순위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에게 PLUS ETF가 선택받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브랜드 존재감이라는 건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상품을 선택할 때 선택지 안에 들어오는 것이다. 시장에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수준의 상품을 가지고 경쟁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이 맞아떨어진 사례도 있다. 우리는 국내주식이 소외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낸 대표 상품군으로 'PLUS K방산'과 'PLUS 고배당주' 등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해결 노력이 많이 알려진 데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전반적인 방향이 잘 잡아가고 있고 제대로 정부 정책이 받쳐주면 국내주식이 미국주식보다 나쁠 이유는 없다."

한화자산운용의 ETF를 출시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금 본부장은 '롱텀 뷰'를 강조하는 한편 '미중 패권 전쟁'을 하나의 키워드로 잡았다.

"상품을 출시할 때 시장을 본다는 건 롱텀 뷰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제가 보는 현재의 키워드는 미중 패권 전쟁이다. 우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로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 평화의 시대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간 냉전시대도 있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언제나 패권 전쟁이 있었다."

"1~20년 뒤에 봤을 때 지금은 변곡점일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어떤 상품을 골랐을 때 성과가 좋을 것이냐를 따질 때 과거처럼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이에 우리는 상품군을 분리해서 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한데 묶되 중국을 이와 섞지 않는다. 중국은 중국만의 자유시장이 있다. 'PLUS 글로벌방산'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PLUS 차이나AI테크TOP10'는 중국을 중심으로 냈다. 테크 분야에서는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갈 전망이다."

◇ 추천하는 상품은…'PLUS 고배당주' 등

금 본부장이 추천하는 ETF 3종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PLUS 고배당주', 'PLUS 미국S&P500성장주',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이 언급됐다.

"먼저 떠오는 상품은 'PLUS 배당주'다. 거래량 상위 5위, 검색어 상위 10위 안에 든다. 배당주는 국내주식에 투자할 때 0순위다. 주식 투자로 얻을 수 있는 건 자본차익과 배당이다. 주식시장이 선진화될수록 배당 비중이 높아진다. 주식을 선택할 때 성장주도 물론 중요하지만, 연금계좌를 통해 장기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배당주가 주목된다. 해외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추천하는 상품은 'PLUS S&P500성장주'다. 현재 미국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부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노이즈가 있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다. 최소 1~20년 투자할 때는 굉장히 안정적인 상품이다. S&P500 상품군 대비 초과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된다."

"원자력은 10년 동안의 장기 테마 중 하나다.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은 꼭 보셔야 한다. 이 상품은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의 핵심이자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전력원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원자력 산업 전반에 걸쳐 포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이 외에도 최근 출시한 'PLUS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를 통해 차별성을 드러냈다. 금 본부장은 해당 ETF를 언급하며 한화자산운용만의 방법론을 이야기했다. 

"올해 상품 출시의 방향성은 향후 장기적으로 우리가 내는 상품이 투자자의 연금자산과 장기적인 자산 축적에 도움이 되는 데에 있다. 우리는 카피하는 전략은 하지 않는다. 우리만의 방법론으로 접근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PLUS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다. 기존 30% 비중에 머물던 S&P500을 50%까지 극대화한 채권혼합형이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에 해외 관련 상품이 많이 없다는 지점도 있다. 앞으로 메가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상품을 꾸준히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PLUS 차이나AI테크TOP10'이나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과 같은 유형의 상품들이 그 예시다."

◇투자자 정보 접근 문제, 운용사가 노력해야

투자자들이 ETF 투자 시 유의해야 하는 점에 대한 질문에는 운용사의 책임을 강조했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투자자들의 보다 손쉬운 정보 접근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스마트해졌다. 이제는 상품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종목도 보고 분석도 한다. 다만 아직도 전체 비중으로 보면 ETF를 처음 접하거나 이제 시작하는 비중이 크다."

"운용사가 더 노력해야 한다. 개인은 대부분 정보를 SNS에서 얻는데, 잘못된 정보도 많다. 운용사로서 적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이 상품을 왜 구성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한화자산운용은 우선 채널을 여러개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공식 홈페이지, 카카오채널 등의 멀티채널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홈페이지 재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궁금해하는 정보를 전면 배치하려고 한다. 한 페이지 내 일목요연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제 막 ETF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에게는 '일단 먼저 시작하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자산을 키우는 큰 요인 중 하나는 시간이라는 시각에서다.

"사회 초년생이나 젊은 세대의 분들에게는 '일단 먼저 시작하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젊을 때는 주가 변동을 견디기 쉽다. 남들 많이 하는 것들 위주로 시작하면 된다. 우선 발을 들여놓는 것이 중요하다. 사소한 첫 시도가 엄청난 자산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자산을 키우는 가장 큰 팩터는 시간이다. 10년, 20년에 이어 30년, 40년으로 가면 복리의 힘이 크다. 빠른 게 중요하다. 고민하지 말고 캐시플로우가 들어오면 월급이든 알바비든 일단 시작하라. 노후생활 자산의 큰 축이 될 것이다. 공부는 그다음에 해도 된다. 수익이 쌓이면 관심이 생긴다. 가장 많이 하는 미국 대표 지수, 국내 배당주 등에 발을 걸치는 것을 추천한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끝으로 시장참여자로서의 한마디를 묻자, 정부에게의 제언이 돌아왔다. 금 본부장은 사적연금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는 국민연금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로 갈수록 심하다. 지금 내봐야 많이 못 받는다는 불신이 있다. 연속성이 있으려면 젊은 세대의 희생으로 윗세대가 가져갈 수는 없다."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면 사적연금이 활성화 돼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퇴직연금을 포함해 개인들이 투자하는 사적연금 시장에 적극적 세재 혜택을 줘야 한다. 사적연금 시장, 특히 배당과 관련된 시장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노후생활이 탄탄해진다. 그 과정에서 ETF는 핵심 상품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