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 ‘대출 확대’ 국민 ‘속도 조절’…엇갈린 주담대 셈법
신한·하나는 만기·한도 늘려 대출 확대 국민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수요 조절 DSR 3단계 앞두고 가계대출 급증 은행별 여신 여력 따라 대응 갈려
[프레스나인]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여유를 바탕으로 한도와 만기를 늘리며 막바지 수요를 받아들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며 선제적으로 조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상품의 대출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두 배 늘렸다. 만기를 늘리고 한도를 키운 전략은 DSR 기준 내에서 더 많은 자금을 빌릴 수 있게 한다. 두 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폭이 작아 추가 여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은행은 최근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17%p 올렸다. 비대면 금리를 대면 상품 수준으로 맞추며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했다. 일일 접수 건수는 기존 150건에서 500건 이상으로 늘려 수요를 분산하고 있다.
은행별 전략이 갈린 배경에는 가계대출 잔액 차이가 있다. 지난해 대출이 크게 늘어난 국민은행은 속도 조절에 나섰고 신한·하나은행은 여유를 활용해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아직 통제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일관된 리스크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자 금융감독원도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은행 부행장들을 불러 대출 현황을 점검하고 월별 목표를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다. 장기 만기 상품이 DSR 우회 수단으로 쓰이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주문도 함께 전달했다.
한편,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748조원을 넘겼다. 상반기에만 13조9000억원 늘며 연간 목표치 대부분을 소진했다. 특히 6월 들어 하루 1000억원 이상 증가한 날도 나오는 등 규제 시행 전 막차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