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HD현대·엔비디아, SMR로 뭉쳤다…테라파워에 투자

6억5천만 달러 유치…나트륨 원자로 플랜트 등에 투입

2025-06-20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차세대 원자로 기술 개발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총 6억5000만 달러(약 89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는 엔비디아(NVIDIA)의 벤처 투자 부문인 NVentures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와 한국의 HD현대 등도 재투자에 나섰다.

이번 투자금은 와이오밍 주 케머러(Kemmerer)에 건설 중인 최초의 나트륨(Natrium) 원자로 플랜트와 미국 및 해외에 추가 유닛을 신속히 배치하기 위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테라파워는 HD현대의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 나트륨 원자로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첫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될 원통형 원자로 압력용기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나트륨 기술은 고농축 저농도 우라늄(HALEU)을 연료로 사용하는 345 MWe급 나트륨냉각 고속로와 용융염 기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특징으로 한다. 필요 시 최대 5.5시간 동안 500 MWe까지 출력을 증가시킬 수 있어 전력 수요 피크 대응에도 유리하다.

현재 케머러 부지에서는 비핵심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원자로 건설에 대한 규제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RC는 이번 주 해당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초안보고서를 발표하고, 오는 8월 4일까지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모하메드 시디크(Mohamed Siddeek) NVentures 부사장은 “AI가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테라파워의 기술은 탄소 배출 없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르베스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CEO는 “이번 투자 라운드는 테라파워의 기술이 산업계가 찾고 있는 솔루션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참여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공유하는 투자자 그룹의 의미 있는 확장”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테라파워는 이번 투자 유치 이후에도 비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며, 구체적인 투자 조건은 비공개로 한다고 덧붙였다.
 

Natrium 플랜트 설계의 모식도. 사진/테라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