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GLP-1 도전자 또 등판...펩트론 출신이 차린 스타트업
정진경 전 펩트론 개발팀장, '바이오아쳐스' 설립 ADA 2025서 경구용 GLP-1 후보물질 공개
[프레스나인]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는 경구용 GLP-1 제제에 도전하는 새로운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약물전달시스템(DDS) 전문기업 펩트론에서 일했던 개발 인력이 창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텍 '바이오아쳐스(BioArchers)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에서 경구용 GLP-1 제제 BACH01에 관한 전임상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바이오아쳐스는 현재 개발되는 경구용 GLP-1 제제들이 흡수 촉진제인 'SNAC(Sodium N-[8-(2-hydroxybenzoyl) Amino] Caprylate)'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생체이용률과 효능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공성 나노입자(mesoporous nanoparticles)에 GLP-1 제제를 캡슐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나노입자에 탑재한 BACH01001과 BACH01002를 동물모델에서 평가한 결과, 두 물질 모두 기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동등하거나 보다 나은 생체이용률 및 약력학적 프로파일을 보였다. BACH01001은 높은 약물 탑재율, 짧은 반응 시간 등에서 장점이 있었다. 입자 크기가 더 큰 BACH01002의 경우 약물 탑재율은 비교적 낮았으나 경구용 제제의 보호를 위한 장용 코팅(enteric coating)을 적용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바이오아쳐스는 BACH01이당뇨병, 비만 및 기타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환자를 위한 유망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아쳐스는 지난해 8월 설립된 회사다. 펩트론에서 개발팀장을 지낸 정진경 박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서울대에서 동물유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존스홉킨스대 의대에서 연구원을 지내다 2017년 펩트론에 합류했다. 지난해 퇴사 후 자신의 회사를 차린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와 함께 바이오아쳐스 사내이사에 오른 김길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펩트론 출신으로 파악된다.
바이오아쳐스가 국내 바이오텍의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운 경구용 GLP-1 제제를 개발하는 경쟁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기존 비만 치료제 강자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포함해 글로벌 빅파마 다수가 경구용 GLP-1 제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 디앤디파마텍, 킵스파마, 인벤티지랩 등이 경쟁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