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연금 투자가 관건…장기성장성 중요"

"ETF 시장, 오는 2030년까지 500조원 돌파할 것" 신상품 출시도 '연금'에 포커스

2025-06-25     김보관 기자

[프레스나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2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연금 시장의 성장과 함께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KB자산운용이 연금 투자에 걸맞은 다양한 ETF 상품을 통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프레스나인은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KB자산운용

◇지난 2008년 사업 시작…ETF 시장, 대세는 '연금 투자'

국내 주식 시장에 ETF가 처음 상장한 것은 지난 2002년이다. KB자산운용은 시장 형성 초창기인 2008년 사업에 뛰어들었다. 노 본부장에게 그간의 추이와 전망에 관해 물어보았다.

"지난 2000년대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ETF를 매매했다. 초창기에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은 인덱스형 ETF에 관심 많지 않았다. 그러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레버리지형, 인버스형 등을 트레이딩용으로, 단기적으로 매매하기 시작했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연금 시장이 커지고 해외투자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며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에서 200조로 넘어오는 순간은 개인 투자자분들이 장기보유 목적으로 연금 계좌에서 미국 대표지수를 매수하면서다. 동시에 테마형 상품도 많이 나왔다. 장기성장성을 보시고 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는 분들이 ETF를 선택하기 시작하면서 가파르게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의 화두는 '연금'에 있다. 지난해 말 400조를 돌파한 연금 시장의 성장이 ETF 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금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연금 시장은 연평균 13%씩 성장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오는 2030년에는 900조를 달성하게 된다. ETF 시장은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어 2030년에는 500조를 돌파할 전망이다."

"미국 같은 경우 실적배당형,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실적배당형이 20% 미만이다.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퇴직연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이 50%가 증가한 추이가 있다. 이 추이가 기존의 흐름대로 이어지면 ETF 시장이 500조를 돌파하는 것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 투자에 적합한 안정적인 상품 공급 중점

KB자산운용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연금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 본부장은 대표적인 상품군도 추천했다.

"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ETF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상품을 낼 때도 연금 상품에 포커스를 두고자 한다. 안정적으로 마음 편하게 맡겨놓고 노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추천된 상품군은 'RISE 데일리고정커버드콜' ETF 시리즈다.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등 3종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투자자분들이 월배당 상품을 좋아하신다. 대부분 커버드콜로 나오는데 1세대 커버드콜의 단점이 분배를 하면 상승장을 못 쫓아간다. 'RISE 데일리고정커버드콜' ETF 시리즈는 매일 콜옵션을 매도하되 매도 비중을 기초자산의 10%로 고정하는 '3세대 커버드콜' 전략을 도입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콜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기초지수 상승의 90% 이상을 따라가도록 설계해 인컴(월 분배)과 성장(자본수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음은 'RISE 테슬라고정테크100'과 ‘RISE 팔란티어고정테크100'다. 나스닥에 상장한 기술주 100종목 중 테슬라 또는 팔란티어의 비중을 각각 25%로 고정하고 나머지 99종목은 75% 비중으로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테크주의 성장을 가져가고 싶은데 유독 테슬라나 팔란티어에 집중하고 싶을 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좋다. 'RISE 테슬라고정테크100'은 전기차·로보틱스·AI 에너지 분야에서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RISE 팔란티어고정테크100'은 국방 및 공공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선도하는 팔란티어에 집중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국내 상품으로는 ‘RISE 대형고배당10TR'을 추천한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장에서 중요한 건 대형주다. 이 상품은 시장지배력이 큰 대형주 종목 중 현금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ETF다. 투자대상 종목의 배당금 전액을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Total Return) 상품으로 복리효과를 추구하며 과세를 이연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분배금이 나가지 않아서 세금도 없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KB금융 등 10종목을 압축적으로 담으면서도 대형주다 보니 시장이 상승할 시점에서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 경우 투자하면 좋다." 

◇'투자 시계율'을 정확하게 가져가야…장기 호흡이 중요

ETF 투자 시 유의할 점으로는 '투자 시계율'을 정확하게 파악할 것이 강조됐다. 노 본부장은 장기적인 호흡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투자 상품은 잃을 수도 있다. 본인의 '투자 시계율'이 상품의 성격과 맞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운영할 건데 압축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거나 레버리지형 또는 인버스형에 투자하면 매매 시점에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시기에 맞춰 투자할 상품이 맞는지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장기 호흡이 중요하다. 장기성장성이 있는 것들을 바라봐야 한다. 잠시 손실이 났다고 해서 바로 팔지 않고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휴머노이드 같은 상품은 변동성은 있지만, 앞으로의 장기성장성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 문제로 휴머노이드는 발전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10~20년 후를 내다보고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한 가지는 펀드, 즉 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산 투자를 위해서다. 특정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불안하다면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을 따라가도 된다. S&P500을 매수하는 것이다. 추가로 버크셔를 매수해도 좋다. 미국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다."

특히 KB자산운용은 그 어떤 운용사보다도 투자자들을 생각했다. 노 본부장은 RISE ETF의 성장과 함께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을 꿈꿨다.

"연금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섹터를 골라 상품을 출시하고자 한다. 연금 투자는 긴 호흡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ETF의 이름이 RISE인 만큼, ETF가 성장하고 자산이 성장하고 그렇게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한편 투자자들의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운용사라고 하면 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운용은 기본이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쉽게 교육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우리는 온국민이 연금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가이드북 발간 등 다양한 투자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KB자산운용

끝으로 노 본부장에게 시장참여자로서의 한마디를 묻자 투자자에게 남기는 감사 인사와 앞으로의 다짐이 돌아왔다. 

"ETF 시장이 200조를 돌파한 것에 대해 투자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ETF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 뿌듯하다는 감정과 더불어 그럴 수 있게 만들어 주신 투자자에게 감사하다. RISE는 내일이 불안해지지 않는 투자, 당신의 일상이 단단해지는 미래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