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HER3 ADC, BMS는 이중항체로 도전...1차 치료제 노린다
EGFR/HER3 이중항체 ADC ‘이자-브렌’, TNBC 1차 치료제로 2/3상 다이이찌산쿄·MSD 개발 HER3 단일 타깃 ADC는 신약 승인 무산...‘이중’은 다를까
[프레스나인]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HER1)와 HER3를 모두 타깃하는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내세워 삼중음성유방암(TNBC) 1차 치료제 확보에 도전한다. 앞서 HER3 단일 타깃 ADC가 신약 승인에 실패한 가운데 이중 타깃 구조의 ADC는 성공할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BMS는 올해 7월부터 ADC ‘이자-브렌(Izalontamab brengitecan)’의 TNBC 임상 2/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국소 진행성, 재발성, 수술 불가능 또는 전이성 TNBC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총 560명을 모집한다. 이자-브렌 용량별 투여군 2개와 화학요법 투여군을 비교하는 식이다.
이자-브렌(개발명 BMS-986507, BL-B01D1)은 BMS가 2023년 12월 중국계 바이오기업 시스트이뮨(SystImmune)으로부터 중국 제외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물질이다. 전체 계약 규모는 84억달러로, 선급금만 8억달러에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10월 MSD도 다이이찌산쿄와 손잡고 HER3 타깃 ADC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patritumab deruxtecan, HER3-DXd) 등 ADC 3종을 확보했다. 대가로 MSD는 다이이찌산쿄에 선급금 40억달러를 지급했었다.
결과가 먼저 나온 건 MSD·다이이찌산쿄의 HER3-DXd다. 이 물질은 최근 미국에서 신약허가 신청이 철회됐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화학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개선한 정도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임상에서 HER3-DXd 투여군은 PFS 중앙값 5.8개월을, PBC 투여군은 PFS 중앙값 5.4개월을 각각 기록했다.
이자-브렌과 HER3-DXd는 TOP1(topoisomerase I) 저해제 페이로드, HER3 타깃 등의 특징을 공유한다. 다만 이자-브렌이 HER3와 함께 EGFR을 타깃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자-브렌은 EGFR에 대한 친화도는 높고 HER3에 대한 친화도는 비교적 낮은 항체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차이는 향후 이자-브렌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HER3-DXd가 실패한 것이 HER3 타깃의 발현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ADC가 암세포에 결합해 치료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암세포에서 타깃의 발현이 일정 수준(threshold)을 넘어서야 하는데, HER2와 달리 HER3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HER3 단일 타깃인 HER3-DXd의 치료효과 및 안전성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물론 이자-브렌의 성공 여부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할 일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준수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자-브렌을 BMS에 기술수출한 시스트이뮨은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5)에서 이자-브렌의 소세포폐암(SCLC)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환자 58명이 등록됐고 전체 환자군에서 객관적반응률(ORR) 55.2%를 기록했다. 특히 기존에 PD-(L)1 억제제와 화학요법 병용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20명을 대상으로는 ORR 80%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