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 리포트] 하나금융, ‘은행 88%’ 틀 깨고 비은행 날개 펼까

M&A·계열사 성장 병행하며 2027년 비은행 30% 목표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 12%..KB 43%, 신한 30%와 격차

2025-06-27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하나금융지주가 ‘88% 은행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전체 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계열사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인수합병(M&A)도 상시적으로 검토 중이다. 2027년까지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올해 1분기 하나금융의 연결 순이익은 1조1277억원이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이 9929억원으로 8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비은행 부문은 ▲하나증권 753억원 ▲하나카드 546억원 ▲하나캐피탈 315억원 ▲하나자산신탁 176억원 ▲하나생명 121억원 등으로, 전체 기여도는 약 12%에 머물렀다. KB금융(43%)과 신한금융(3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실적 구성도 과제가 남아 있다. 1분기 비이자이익은 6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고 이자이익은 2조2728억원으로 2.3% 늘었다. 실적 개선이 일부 계열사에 집중돼 있고 마케팅 의존도가 크다는 점도 지적된다.

계열사별 흐름은 엇갈린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크고 수익 규모는 경쟁사에 비해 작다. 하나카드는 여행 특화 상품 ‘트래블로그’ 흥행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이 늘며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하나생명은 시니어 케어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신사업에 진출했고, 하나자산운용은 하나대체운용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비은행 외형 확대를 위해 M&A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데 이어 2023년에는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거론되며 보험사 매물 검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결국 보험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하나생명과 하나손보는 각각 업계 17위, 13위 수준이다.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보험 계열사를 통해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금융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하나금융의 자본 여력은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1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23%를 기록했고, 상반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4530억원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추가 환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환율 하락 시 자본비율이 개선돼 주주환원 여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하나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