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형암 CAR-T, 중국서 허가권 진입...HLB, 유틸렉스, 큐로셀 등 도전

中 카스젠, 당국에 클라우딘18.2 타깃 자가 CAR-T ‘사트리셀’ 허가 신청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CAR-T 확장 기대...국내외 개발 활발

2025-06-27     임한솔 기자

[프레스나인] 고형암을 치료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가 곧 중국에서 처음 데뷔할 전망이다. CAR-T 치료제는 그동안 혈액암에는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으나 고형암에 대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국내외 여러 기업의 도전이 계속되며 점차 성과가 나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카스젠(CARsgen Therapeutics)은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클라우딘18.2 타깃 CAR-T 치료제 사트리셀(satri-cel)에 대한 신약허가신청(NDA)을 접수했다. 

사트리셀은 최소 2차 이상의 기존 치료에 실패한 위암/위식도접합부선암(G/GEJA) 환자 치료용으로 허가 신청됐다. 앞서 진행된 임상 2상의 데이터가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임상에서 사트리셀은 전체생존기간(OS) 7.9개월을 기록해 표준화학요법(TPC)의 5.5개월 대비 생존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림프구 감소, 호중구 감소 등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이 발생했지만 관리가능한 범위 내라는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위암 치료 환경에서는 면역요법과 항혈관신생요법에 실패하는 환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3차 치료 이후 치료 선택지와 잠재적 이점은 더욱 제한적이다. 결과적으로 2차 치료 실패 후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충족 의료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카스젠 CEO인 종하이 리(Zonghai Li) 박사는 “이는 고형암에 대한 CAR-T 치료제가 NDA 단계에 도달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위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이 제품이 시기적절하게 승인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카스젠의 사트리셀이 고형암 CAR-T 분야의 첫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할 경우 국내 경쟁사들의 CAR-T 개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AR-T는 환자 체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꺼낸 뒤, T세포가 암세포를 잘 찾을 수 있도록 인위적인 수용체를 장착시켜 다시 집어넣는 방식의 치료제를 말한다. 앞서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혈액암 CAR-T 치료제로 첫 허가를 받은 뒤 고형암을 대상으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고형암의 경우 종양미세환경(TME) 등 여러 요인으로 CAR-T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여러 제약바이오기업이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먼저 HLB그룹 산하 베리스모테라퓨틱스가 미국에서 메소텔린 과발현 중피종·담관암·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CAR-T 치료제 SynKIR-110의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회사가 보유한 SynKIR 플랫폼 기술은 T세포 탈진(T-cell exhaustion)을 개선하고 항종양 활성 및 기능 지속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틸렉스의 경우 간세포암(HCC) 치료를 위한 CAR-T 후보물질 EU307의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EU307는 간세포암에서만 과발현하는 항원 GPC3을 타깃해 정상 간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루킨-18(IL-18) 분비를 통해 CAR-T 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TME를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한편 큐로셀은 최근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 림프종(LBCL)에 대한 CAR-T 치료제 ‘안발셀’의 임상 2상 결과로 킴리아보다 높은 PFS 중앙값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여기에 더해 고형암을 목표로 파이프라인 확장을 모색하는 중이다.

사진/카스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