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 새 혈우병 치료제 개발 본격화…글로벌 시장 노린다
'SKP-0141' 임상1/3상 승인…내년 말까지 중증 환자 5명 대상 진행 예정 JW중외제약 '헴리브라' 고공행진…낮은 가격으로 해외 시장 공략 가능성
[프레스나인] SK플라즈마가 새로운 A형 혈우병 치료제 'SKP-0141'의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하지만 JW중외제약 '헴리브라'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후발주자인 SK플라즈마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6일 SK플라즈마에 중증 A형 혈우병 남성 환자에서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인간 혈장 유래 제8인자 SKP-0141의 유효성, 안전성, 약동학 및 면역원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1/3상을 승인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2026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다국가에서 진행되며, 국내에서는 전체 55명의 환자 중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게 된다.
SK플라즈마의 SKP-0141 개발은 헴리브라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가운데 추진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헴리브라는 로슈의 자회사인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A형 혈우병 치료제로, JW중외제약은 지난 2019년 1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A형 혈우병 환자의 몸속에 부족한 혈액응고 제8인자를 모방하는 기전의 혁신 신약으로, 혈액 응고 제9인자와 제10인자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헴리브라는 기존 제8인자 보충 방식의 제제들이 주 2~3회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것과 달리 피하주사로 최대 4주 1회만 투여하면 돼 환자들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항체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투여가 가능해 세계적으로도 표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출시 당시에는 항체를 보유한 중증의 A형 혈우병 환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지만, 2023년 5월부터는 비항체 환자까지 급여 대상이 확대됐다.
급여 확대 이후 헴리브라의 실적은 빠르게 성장했고, 급여 확대 2년차인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7% 성장한 4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SK플라즈마는 새로운 A형 혈우병 치료제 SKP-0141의 개발에 나선 것으로, 헴리브라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플라즈마가 SKP-0141를 개발하는 것은 해외 시장에 대한 가능성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헴리브라는 뛰어난 효능과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제8인자 제제와 비교해 높은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의 경우 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가격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었고, 글로벌 시장의 경우 2022년 기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36%의 점유을을 기록하는 등 높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저소득 국가나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고가의 약가와 보험·국가 재정의 한계, 의료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헴리브라의 처방이 쉽지 않은 실정이며, 따라서 기존의 제8인자 제제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SK플라즈마는 국내나 선진 시장이 아닌 저개발 국가를 염두해 SKP-0141 개발에 나선 것으로 판단되며, 낮은 가격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