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캠핑·자전거·루프박스 장착 후에도 우수한 주행력… 美 매체 호평

미국 자동차 전문지 MotorTrend, 기아 EV9에 다양한 아웃도어 장비를 탑재 실제 주행 테스트 결과 공개 “경량 캠퍼 연결 시에도 뛰어난 견인 성능과 편의성… EV로 장거리 여행 충분히 가능”

2025-07-15     나한익 기자

[프레스나인] 2024년형 기아 EV9이 미국에서 실시된 혹독한 실험에서 전기 SUV로서의 다재다능함과 장거리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MotorTrend)는 장기 시승 중인 기아 EV9을 대상으로 루프박스, 자전거 캐리어, 소형 캠퍼 등을 장착하고 주행거리를 테스트한 결과,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수준의 실사용 효율과 편의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실험은 루프 박스, 자전거 캐리어, 그리고 1,685파운드(약 765kg)급 소형 캠핑 트레일러까지 실제로 장착한 뒤, 각각의 장비가 차량 항력과 주행 가능 거리(Range)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MotorTrend는 실제 도로 주행보다 외부 변수(기온, 교통 등)를 제거한 폐쇄 테스트 트랙의 ‘코스트 다운(Coast-Down)’ 방식을 사용해, 각 상황별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수치화했다.

테스트 결과, 기본 상태의 기아 EV9은 시속 70마일(약 113km) 기준으로 약 270마일(약 435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보였다. 여기에 루프 박스를 장착하면 약 253마일, 자전거 캐리어는 250마일로, 소폭의 감소에 그쳤다. 반면 소형 캠퍼를 견인하는 경우에는 주행 가능 거리가 119마일로 절반 이상 줄었고, 모든 장비를 동시에 장착한 경우에는 113마일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otorTrend는 “캠퍼를 연결한 상태에서도 100마일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EV로서 가능한 수준 이상의 결과라고 평했다.

흥미로운 점은 자전거 캐리어가 루프 박스보다 항력 손실이 더 컸다는 점이다. 후면에 장착된 자전거가 공기 저항을 더 많이 받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두 장비 모두 전반적인 항력 증가와 에너지 소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일상 속 레저 활용에는 충분히 적합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MotorTrend는 기아 EV9의 견인 성능에도 찬사를 보냈다. 테스트 차량인 ‘EV9 Land’ 트림은 최대 토크 516 lb-ft(약 700Nm)를 발휘하며, 소형 캠퍼를 끌고도 충분한 동력 여유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트레일러 연결 시 자동으로 주행 가능 거리를 보수적으로 재계산해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EV9에 기본으로 탑재된 견인용 히치와 후측방 카메라, 넓은 안전 체인 고리 등의 디테일도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뛰어난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MotorTrend는 “기아 EV9은 루프 캐리어나 자전거 캐리어를 장착한 채로도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며, 트레일러 견인 시에도 경쟁력 있는 전기 SUV”라며, “다만 장거리 견인을 자주 해야 한다면 결국 대용량 배터리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필요한 숙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실험은 EV9이 단순한 도심형 SUV를 넘어 레저·아웃도어 라이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제품임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사진/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