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 리포트]IBK기업은행, ‘비은행 15%’ 향한 완급 조절

투자증권·연금보험 부진에 비은행 순익 20% 감소 공공성·자본비율 부담 속 손보 진출 신중 기류

2025-07-15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IBK기업은행이 비은행 부문 확장 전략에 조심스러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올해 ‘비은행 순익 비중 15%’라는 중기 목표를 설정했지만 자회사 실적 변동성과 국책은행 특유의 정책적 제약이 맞물리며 외형 확장에는 신중한 기조가 감지된다.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8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이 91.2% 급증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그러나 비은행 부문 순익은 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감소했다.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4%에서 9.5%로 하락했다.

실적 부진은 주요 자회사에서 두드러졌다. IBK투자증권은 269억원에서 120억원, IBK연금보험은 99억원에서 52억원으로 각각 절반 이상 줄었고, IBK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33.3% 감소했다. 그룹 전체 순익의 93.3%는 여전히 은행 본체가 책임지고 있다.

김성태 은행장은 취임 이후 비이자이익 확대와 현장 중심 경영을 양대 축으로 설정하고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조직 진단을 바탕으로 재산신탁팀과 글로벌인프라금융팀을 신설했고, 외환·연금·카드 등 수수료 기반 사업을 강화했다. IBK벤처투자를 출범시키고, 자산가 대상 브랜드 ‘윈클래스’도 재정비했다.

이러한 전략의 성과로 1분기 그룹 비이자이익은 1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수수료이익 기반도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은 더디게 이어지며 비은행 체질 개선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내 공백인 손해보험 부문 진출 필요성도 거론된다. 현재 금융지주 중 손보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기업은행이 유일하다. 하지만 인수 이후 자본 확충 부담과 경영 안정화 리스크, 배당 여력 축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부적으로는 신중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은행 확장 못지않게 현재 기업은행이 마주한 또 다른 과제는 건전성 관리다. 중소기업 중심 대출 구조상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리스크가 상존한다. 실제로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92%로, 지난해 말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음식·숙박업(1.54%)과 건설업(1.34%) 등 민감 업종에서 연체율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증권가는 기업은행의 향후 관건으로 건전성 유지와 충당금 안정화를 꼽는다. 키움증권은 “중소기업 위주의 대출 구조상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사진/IBK기업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