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마톰, UAE 바라카 원전에 핵연료 공급…한전, 독점 체계 흔들

공급 다자화로 새 국면 진입…핵연료 집합체·엔지니어링 지원

2025-07-20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프랑스 원자력기업 프라마톰(Framatome)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에 핵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독점적 공급 체계를 유지해온 한국전력공사(KEPCO) 및 그 자회사 한국원자력연료(KEPCO NF)의 입지에 미묘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UAE 원자력공사(ENEC)는 17일(현지 시간) 프라마톰과 4기로 5.6GW 바라카 시설의 핵연료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ENEC는 프라마톰으로부터 완성된 핵연료 집합체를 공급받고, 미국 소재 시설로부터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지원받는다. 이는 기존에 바라카 원전 연료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한전원자력연료의 위치에 중요한 변화를 시사한다.

한전은 2009년 UAE 정부와 약 2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바라카 원전의 건설과 핵연료 공급 권한을 확보했다. 이후 약 15년 동안 한전은 이 바라카 프로젝트를 한국형 원전(APR1400)과 핵연료 기술의 첫 해외 수출 사례로 삼아, 자국 원전 기술의 경쟁력과 수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모델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계약으로 ENEC는 연료 공급 체계를 프랑스 기업까지 포함하는 다자 구조로 전환하게 되며, 한전의 독점적 지위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해석된다.

모하메드 알 하마디(Mohamed Al Hammadi) ENEC CEO는 "프라마톰과의 이번 계약은 핵연료 공급망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려는 ENEC의 전략을 한층 진전시키는 것"이라며 "에너지 공급의 다변화는 안전하고, 청정하며, 안정적인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며, 이는 UAE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바카라 원전. 사진/EN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