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CEPA, 인도 IT업체 몰려오나

2009-08-08     신혜권 기자
한국과 인도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지난 7일 체결함에 따라 인도 IT서비스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IT아웃소싱 시장 진출에 적극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최대 그룹인 타타그룹 계열사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를 비롯해 인포시스, 위프로, 새티암 등의 수준 높은 IT서비스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TCS는 최근 씨티그룹의 IT부문을 포함한 인도 내 백오피스 부문을 매입하는 등 세계적인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인도의 다국적 IT서비스기업들은 유독 한국 진출만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기존에 국내 진출한 인도 IT서비스업체는 TCS와 새티암 정도다. 두 회사 모두 소규모로 진출했지만 현재는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TCS는 지난 2007년 코어뱅킹 솔루션업체인 큐로컴과 업무제휴를 체결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2008년 국내 업체인 유니타스를 통해 자금세탁방지(AML)솔루션을 국내 출시했다.

새티암도 4~5년 전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큰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최근 본사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영향력이 많이 위축된 상태다.

두 회사 모두 초기에는 자국의 질 높고 저렴한 IT인력을 기반으로 국내 아웃소싱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오프쇼어 아웃소싱에 대해 반감으로 인해 이들 기업의 시장 공략에 거부감을 보여 왔다. 따라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을 철수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나 한·인도 CEPA가 발효되게 되면 인도 IT서비스업체들은 국내에 질 높고 저렴한 해당 IT인력을 손쉽게 파견시킬 수 있게 돼 아웃소싱 시장을 또 한번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장기적으로는 인도 자국의 IT인력을 기반으로 한 아웃소싱 센터를 국내에 설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인도는 한국과의 CEPA 체결을 통해 IT서비스 분야를 최대 수혜 영역으로 꼽고 있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인도의 IT분야 전문인력이 국내 유입되면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인도 IT서비스 전문인력이 대거 국내 진출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렇게 될 경우, 국내 IT서비스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된다. 아웃소싱 시장은 물론 시스템통합(SI) 및 컨설팅 시장에도 큰 영향을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금융권 시장에서는 영향이 더욱 크다. 이번 한·인도 CEPA는 내년 1월 경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