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검색마케팅강화' 프로젝트
2009-08-23 성현희 기자
LG전자는 지난해 말 자사의 대표 홈페이지와 브랜드 사이트를 전면 재구축하기 위해 ‘검색마케팅강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 아니라 더 큰 목표가 있었다. 홈페이지 방문자의 검색 키워드에 맞춰 준비된 검색결과를 보여줌으로써 검색을 마케팅 도구로 승화시키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회사 대표 홈페이지와 트롬, 휘센, 엑스캔버스, 엑스노트, 디오스 등 16개의 브랜드 사이트의 콘텐츠를 통합했다. 여기에 사용자들이 각종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통합검색 기술을 접목했다.
LG전자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온라인마케팅지원그룹 황원선 그룹장은 “기존에는 단순히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데 급급해 고객과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객이 원하는 정보와 고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정보를 적절히 결합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특징”이라고 말했다.
◇홈페이지를 포털 서비스화=LG전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검색마케팅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째는 사용자 편의성 강화다. LG전자는 그동안 외산 검색엔진을 사용했는데, 자연어 검색에 한계가 있었고 당연히 검색 정확도도 떨어졌다. 이에 국내 검색 솔루션인 코난 독크루저를 도입, 정확한 검색과 함께 검색어 자동완성, 오타수정, 추천 검색어 등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검색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고객 접근성을 한단계 높였다.
특히 LG전자는 포털 서비스를 그대로 홈페이지에 적용했다. 포털 방식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성하고, 포털의 검색과 동일한 방식의 테마검색을 도입했다.
두 번째 이유는 온라인 마케팅 도구로의 활용이다. 고객이 어떤 사이트를 통해 들어오는지, 어떤 키워드를 통해 방문하는지 등을 분석해 각 제품별로 전략적인 ‘타깃 마케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검색 솔루션 도입에 앞서 검색엔진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 컨설팅을 진행했는데, 이 작업 역시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빨리 찾으실 수 있도록 SEO를 통해 포털의 검색 결과 상위에 LG전자 브랜드와 제품 관련 정보를 노출시켜 고객 접근성을 강화했다.
LG전자는 이번 통합검색 엔진을 도입하면서 검색 키워드와 연관된 정보를 하나의 테마로 엮어 보여주는 테마검색을 결과 페이지에 구현했다. 이로써 검색 결과 상단에 제품, 이벤트, 광고 정보 등 검색 키워드와 연관된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 이러한 테마검색은 주로 포털검색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실제 LG전자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벤치마킹한 곳은 네이버, 네이트,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들이다.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콘텐츠 노출 형식을 참고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관리자는 테마 관리기를 통해 검색 키워드와 관련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콘텐츠의 노출순위를 정할 수 있다. 다른 경쟁 회사들의 경우 대부분 검색결과를 단순 나열 방식의 탭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LG전자의 경우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또 기존에 제작돼 사용 중인 각 브랜드별 이벤트가 키워드 관리기와 연계돼, 사용자의 키워드에 따라 이벤트가 적절히 노출되도록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황원선 그룹장은 “제품 정보를 테마공간에 적절히 노출시켜 검색을 하는 순간에도 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며 “고객 접근성을 강화해 홈페이지와 사용자 간의 친밀도를 높이는 한편, 관리자는 검색 키워드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테마 관리기와 SEO 등으로 보다 다이나믹한 마케팅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LG전자는 통합 검색을 적용한 새로운 사이트를 오픈한 후 방문객이 지난해 대비 20%이상 늘어났다. 매월 실시하는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트랙백 기능 활용=LG전자의 이번 검색마케팅 강화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다른 IT프로젝트들에 비해 단순히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SEO 작업을 위해 페이지 HTML에 메타 데이터를 입력하는 작업만도 엄청나게 방대했을 뿐 아니라 국내 포털사이트의 입맛에 맞춰 대응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황원선 그룹장은 “해외의 경우 구글과 야후 정도만 고려하면 되지만 국내 검색 포털사이트의 경우 종류도 많고 구글처럼 오픈형이 아닌 폐쇄형이기 때문에 일일이 검색엔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또 홈페이지의 페이지수가 10만 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IT 솔루션 도입 측면에서 프로젝트를 접근했다면 쉽게 끝낼 수 있었겠지만 처음부터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한 것인 만큼 도입 보다는 향후 운영측면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경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부 임직원용 글로벌 통합 마케팅 포털에도 같은 통합검색 환경을 적용했다. 그 동안 누적된 마케팅 자산들을 효과적으로 찾아서 글로벌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LG전자는 통합검색 엔진을 적용한 것 외에 사이트 고도화 작업의 일환으로 웹2.0 기술도 대폭 적용했다. ‘트랙백’ 기능이 대표적이다. 최근 많은 사용자들이 블로그나 트위터, 미니홈피 등 개인 블로그를 활용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검색해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성향은 소비행태에도 그래도 영향을 미쳐 ‘트윈슈머(Twinsumer)’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LG전자는 이 중에서도 블로그가 개인미디어 중에서 가장 활발히 통용되고 있는 점을 미뤄 블로그의 트랙백 기능을 활용한 ‘도전! 트롬 블로거’를 최근 개설했다.
황 그룹장은 “제품 사용 후기를 기록한 블로그의 글은 타인의 제품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이에 트롬 구매고객이 사용 후기를 작성한 블로그 글들을 모아놓은 공간을 별도로 개설했고 통합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