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용호 한국예탁결제원 IT서비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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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용호 한국예탁결제원 IT서비스본부장
  • 성현희 기자
  • 승인 2010.05.0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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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한국예탁결제원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된 이용호 상무의 과제는 크게 3가지였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잘 완성시키는 것, 이와 함께 차세대시스템 오픈 전까지 현업의 요구에 맞춰 현 시스템으로 잘 운영해 나가는 것, 그리고 IT조직의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이 상무의 3가지 과제는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

이 상무는 “지난 1년 동안 3가지 과제에 대해 책임감을 많이 느꼈고, 향후 1년 동안은 이들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3가지 과제 중 이 상무의 최우선 IT과제는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다. 이 상무는 향후 구축할 차세대시스템이 80여개 금융기관들이 사용할 시스템인 만큼 이들 기관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만족도를 높이고, 최종적으로는 수동으로 입력하는 작업 없이 최종사용자까지 모든 업무가 자동으로 일관처리(STP)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3월 6일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총 23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내년 2월 7일 신 시스템을 개통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 시스템 설계 작업을 모두 마치고 현재 한창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시스템 개발 사업이 1순위=예탁결제원이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현재 예탁결제원의 메인 정보시스템인 예탁결제시스템은 1998년도에 구축된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관련 IT장비의 노후화와 부품 단종 등으로 인해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컸고, 이로 인해 시스템 안정성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예탁결제업무의 근간인 예탁자계좌번호와 계좌부가 예탁결제제도 도입초기인 1974년도의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자본시장법 제정에 따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개념의 신종 금융상품을 원활히 수용하기가 힘들었다.

[인터뷰]이용호 한국예탁결제원 IT서비스본부장
이 상무는 “금융시장 환경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며 “특히 1999년에 구축된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주식·채권 등의 예탁결제시스템(SAFE)과 2004년도에 구축된 웹 기반 간접투자재산예탁결제시스템(e-SAFE)으로 이원화 돼 있는 환경을 차세대 사업을 통해 닷넷(.NET) 기반으로 통합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예탁결제원은 이번 차세대 사업을 통해 시스템 아키텍처를 선진화함으로써 다양한 융복합 금융상품을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사용자 측면에서도 통합된 단일화면(Single-View)을 제공해 업무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노후화된 시스템 교체로는 연간 유지보수 비용을 1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탁결제원측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예탁결제원의 IT예산은 차세대 사업을 포함해 총 320억원이다. 이 중 80% 이상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해당된다.

이 상무는 이번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산 데이터센터의 공조시설, 항온항습기 등 관리시설은 크게 손대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유는 예탁결제원이 지방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본사 이전 방침에 따라 일산의 데이터센터도 2013년까지 매각한 후 이전을 해야 한다. 이 상무는 향후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이 완료된 이후 중장기IT전략 수립 작업을 통해 센터 이전을 위한 세부 방안을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전자투표시스템 등 신규 서비스 지원=이 상무는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과는 별개로 신규 서비스 제공에 따른 시스템 구축 작업도 한창이다. 올해 예탁결제원이 준비하고 있는 신규 서비스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매번 주주가 상장회사의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주주가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만 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총회 전자투표서비스다. 중앙예탁기관으로서 전자투표관리 업무를 담당하게 된 예탁결제원은 오는 8월 1일부터 주주총회 전자투표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으로 관련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전자증권의 하나인 전자단기사채 제도 도입을 준비하는 것도 이 상무의 과제 중 하나다. 단기사채란 만기 1년 미만의 회사채로, 기존의 실물 발행 형태의 기업어음(CP)을 전자증권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이 상무는 “올해 중에 단기사채 제도가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 단기사채 발행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기업어음에 비해 발행과 유통이 투명해지고 발행과 유통 프로세스도 매우 신속하고 간편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시스템과 단기사채업무 개발을 시간상의 이유로 차세대 사업과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이들 시스템을 차세대시스템에 통합해야 하는 작업이 향후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에 이 상무는 앞으로 차세대시스템과의 통합을 염두해 중복 개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전자투표시스템과 단기사채 관련 업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BR 조직 설립·데스크톱 가상화 도입=이 상무는 IT 조직의 역량 강화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예탁결제원의 IT인력은 총 60여명이며, 외주 인력은 20여명이다. IT조직은 크게 IT전략과 전체 시스템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는 IT전략팀과 현업과 후선관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IT서비스팀으로 구성돼 있다. 차세대시스템을 전담하는 차세대추진단은 별도로 있다.

이 상무는 IT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별 체계적인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자격증과 학위 취득을 권하고 있다. 최근에는 IT 신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력을 강화하기 위해 BR(Business Relation)조직의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 상무는 “변화가 심한 금융시장의 특성상 환경 변화에 대응한 유연하고 신속한 IT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비즈니스, IT가 보다 밀접하게 연결돼야 한다”며 “현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별도의 전문 BR조직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 상무는 올해 외부 업체들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사업에 외부 업체들의 직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내부 문서에 대한 정보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한다. 예탁결제원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계획에 없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이용호 상무는.

1985년도 건국대학교 문과대를 졸업하고, 그 해 예탁결제원에 입사해 지금까지 25년간 근무해 왔다. 그동안 증권관리부, 기획부, 국제부, 정보시스템부, 파생업무부, 결제업무부, 예탁결제업업무팀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고, 지난해 5월부터 IT서비스본부장으로 재임 중이다. 1998년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이후 서울대 공기업경영 과정과 KAIST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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