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희귀 안질환 진단..소아 눈 건강 확보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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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로 희귀 안질환 진단..소아 눈 건강 확보 '청신호'
  •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 승인 2017.11.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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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우 연세대 의대 안과학 교수
한진우 연세대 의대 안과학 교수

이승태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 교수
이승태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 교수
혈액검사로 유전성 안질환을 진단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인에 자주 나타나는 희귀 안질환 유전자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향후 치료법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원장 윤도흠)은 한진우 교수팀은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겪는 환자 유전자 분석으로 원인질환 규명과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아 눈떨림 증후군은 생후 6개월 이전 영아에게서 눈동자가 좌우, 상하 또는 복합적으로 계속 떨리는 질환이다. 인구 2000명당 1명꼴로 보이는 희귀 질환이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뇌나 신경계 이상, 눈백색증, 망막변성 등 다양한 질환 원인이 된다.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이나 특수 혈액 검사, 염색체 검사 등 많은 단계 검사를 거쳐야 했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은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진료 받은 영아눈떨림증후군 환자 48명 혈액을 채취했다. 최대 수백 개 유전자를 한 개 판으로 조립해 분석하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시행했다.

28명 환자에게서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냈다. 환자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가 14명이었다. 무홍채증 환자가 4명, 전색맹 환자 3명, 시니어 로켄 증후군 등 기타 희귀 유전성 안질환으로 진단됐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는 눈동자 떨림증상과 심한 시력 저하, 망막 색소변성을 가져온다. 인구 10만명당 2~3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홍채증은 홍채가 부분, 완전한 결손을 입는 안질환이다. 시니어 로켄 증후군은 섬모질환 일종으로 시세포 외절과 내절을 잇는 부위 단백질 이동에 관여하는 유전자 기능 이상으로 생긴다. 영아기에 눈 떨림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점차적 시력 감소, 망막색소변성을 보인다.

아시아 최초로 NGS 기법을 영아눈떨림증후군 환자에게 적용해 58.3% 진단율을 얻었다.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88% 이상 높은 진단율을 보였다.

NGS 기법은 정밀하지만 방대한 분석결과에 대한 연구진 전문적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NGS 기법으로 현재까지 뇌전증 환자 발병 원인 규명에 성공한 사례는 30% 내외다. 선천성 녹내장도 25% 내외에서만 원인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는다.

한진우 연세대 의대 안과학 교수는 “간단한 혈액채취만으로 유전성 질환을 빠르게 진단해 동반되는 다양한 질환과 증상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게 됐다”면서 “예방적 치료와 검사일정을 준비해 환자, 보호자,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NGS 기업으로 로켄 시니어 증후군을 진단받은 8세 여아 보호자는 향후 급격한 신부전 발병으로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른다는 질환 특성도 처음 알았다. 질병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효과가 큰 소아환자에게 신뢰도가 높은 유전자검사법으로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승태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 교수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를 일으키는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 중 한국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3개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냈다”면서 “빠른 진단과 한국인 고유 질병 유전자 정보를 추가하는 것도 성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성 안질환자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완, 대체할 정상 유전자를 끼워 넣은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한다. 현재 동물실험 연구에 착수했다. 다만 정부가 보험급여로 고시한 NGS 검사에 대해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에 한해 선별 인정한다. 그 외 유전성 안질환 검사는 제한한다.

한 교수는 “희귀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정부의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안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JAMA ophthalm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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