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중화권, K-유전체 분석 한류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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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중화권, K-유전체 분석 한류 일으킨다
  •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 기자
  • 승인 2018.07.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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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에서 헬로진 서비스를 통해 의뢰된 개인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에서 헬로진 서비스를 통해 의뢰된 개인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기업 테라젠이텍스가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정밀의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질병예측부터 피부·미용까지 정확한 분석결과와 섬세한 상품 연계로 'K-유전체 분석' 한류 열풍을 예고한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대표 황태순)는 이달 중국 현지에서 모든 유전체 분석 업무가 가능하도록 장비·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고 4일 밝혔다.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해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시장 거점으로 활용한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는 2016년 중국 북경덕이화강기술유한공사, 이원생명과학연구원 등과 800만위안(약 15억1200만원)을 공동 출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중국 내 유전체 분석 서비스 '헬로진' 공급을 시작했다. 헬로진은 암, 만성질환, 식품·약물 반응 등 최대 100종에 대한 유전체 분석 결과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2주 안에 결과를 받는다.

올해 초 중국 헬스케어그룹 몽상연합체와 헬로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몽상연합체는 기존 2개 병원과 신규 설립하는 400병상 규모 종합병원에 실험실을 구축하고 헬로진을 공급한다.

현지법인과 몽상연합체를 통해 헬로진뿐 아니라 피부·미용 관련 유전체 분석 서비스인 '진스타일', 자체 개발 기능성 화장품까지 공급한다. 중국 진출 2년 만에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헬로진, 진스타일 판매량은 전년대비 두 배 늘었다. 현지 대형 유통사를 통해 월간 의뢰되는 유전체 분석 샘플만 2만건 이상이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대표는 “현지 대형유통사 4곳에서 판매되는 서비스는 업체당 월평균 2만건이 넘는다”면서 “3년 내 50만건 이상을 목표로 했는데,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초 양홍매 몽상연합체 회장(첫째줄 왼쪽),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대표가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헬로진 판매계약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올 초 양홍매 몽상연합체 회장(첫째줄 왼쪽),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대표가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헬로진 판매계약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 기존에는 의뢰한 서비스를 중국 현지와 한국 본사에서 절반씩 나눠 수행했다. 현지에서 모두 수행하는 것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이 더 소모된다. 최근 중국 법인과 실험실에 분석 장비를 추가 구축했다. 이르면 이달부터 모두 현지에서 수행한다. 자체 서비스 수행 역량을 확보하면서 시간,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망도 확대한다. 중국 내 서비스 유통사는 10여 군데다. 현재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1곳, 50개 실험실을 보유한 기업과 헬로진 서비스 공급을 논의 중이다.

중국을 포함해 중화권 전역으로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에 나선다. 최근 중국, 일본에 이어 홍콩에 세 번째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시장까지 관할하며 중화권을 아우르는 거점이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는 매출 약 35%가 해외에서 거둔다. 3년 전 0.5%에 불과했던 해외매출 비중이 60배 이상 성장했다. 서비스 판매에 집중하는 중국과 유전체 기반 항암제 등 의약품 개발을 추진하는 일본에서 골고루 성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성장이 예상되지만 낙관만 할 수 없다. 중국 현지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업이 무섭게 성장한다. 저렴한 가격경쟁력과 폭 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추격 속도가 빠르다. 국내에서 민간의뢰유전자검사(DTC) 허용 항목을 놓고 갈등하는 사이 중국에서는 정부 투자와 규제개선 등으로 자국기업 육성에 집중했다. 여전히 분석 기술, 상품연계 역량 등은 우리가 앞서지만, 2~3년 후 상황은 장담하지 못 한다.

황 대표는 “국내에서 DTC 허용을 놓고 갈등하는 사이 중국 현지 기업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한국기업 입지도 위태롭다”면서 “올해 장비와 인력, 시스템 등에 투자해 확고하게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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