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학회, 치료재료·시술법 급여 제도 개선 촉구
상태바
흉부외과학회, 치료재료·시술법 급여 제도 개선 촉구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1.06.21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책토론회 개최…신제품 접근성 향상 및 환자 선택권 보장 강조

[프레스나인]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흉부외과 치료재료 및 시술법 접근성을 개선하고 제한된 보험 급여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지난 18일 열린 제35차 춘계학술대회에서 ‘흉부외과 필수진료의 접근성과 선택권 제고를 위한 보험정책’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흉부외과 필수진료재료 도입을 위한 보험정책 변화 방향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Sutureless AVR)의 임상결과와 환자접근성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 제도: 그간의 성과와 지속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정재승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흉부외과 필수진료재료 도입을 위한 보험정책 변화에 대한 제안’ 발표를 통해 수술 등에 꼭 필요한 치료재료가 국내에 제때 들어오지 못해 오래된 제품을 수술에 써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현재 체외순환용카테터, 인공판막, 판막성형술용 링, 인공판막과 인조혈관결합(Conduit) 등 흉부외과용 치료재료의 경우 국내 보험가가 미국, 일본 등 해외와 비교해 30~6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현실이다. 흉부외과 의료행위가 거의 필수의료에 해당돼 보험 초기부터 가격이 낮게 책정되고, 현재까지 그 추세가 이어졌다는 것. 

나아가 최신 기술이 반영된 신제품은 도입이 어려운 수준으로 보험가가 낮게 설정돼 있다 보니 한국은 구모델의 재고처리장이 됐다는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기존 제품의 저평가에다 가치평가 등을 통한 가격 현실화는 정부의 비교임상문헌 등 엄격한 근거 요구에 막혀 있어, 국내 환자들은 오래된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심폐수술용 대퇴정맥 케뉼라(Femoral Cannula), 인공조직판막, 판막성형술용 링은 멀게는 수십년 전 제품이 지금도 병원에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흉부외과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치료재료는 다른 과에 비해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적고, 초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재료이다 보니 최신 기술이 집약돼 끊임없이 기존 제품이 차세대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현실에서 흉부외과 치료재료가 정부에서 원하는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무작위대조시험(RCT) 결과 같은 근거를 내놓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실제 체외순환용 이중내강캐뉼라와 동맥필터 포함 산화기는 성인 환자에 대해 임상적으로 입증된 수많은 데이터가 있음에도 보험 인정은 소아 환자에만 국한돼 있으며, 심폐용라인내 혈액가스모니터와 개심술용튜브 및 카테터(Intraluminal shunt), 일회용 기관지경은 별도로 보험가를 보상받지 못하는 산정불가 제품으로 분류돼 국내 도입이 안되거나 병원에서 손실을 보고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해외에서 흉부외과 혁신 신제품 접근성 및 선택권 제고를 위해 도입한 보험 제도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일본의 경우 단일군 임상연구만으로도 효과 개선에 따른 중분류 세분화를 통해 보험가를 차등 지급하고 있으며, 대만은 고가 치료재료에 내부참조가격제의 일종인 부분지불제도(balance billing)를 시행함으로써 보험재정 지출의 증가 없이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대상 환자수가 적거나 중증질환이라 근거 생성이 어려운 경우 의약품에서 적용하고 있는 경제성평가 면제 특례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문석환 서울성모병원 교수도 “흉부외과 의료진이 얼마나 절박하면 치료재료를 필수재료라 하면서 제도적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지 의미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이 토론회를 계기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흉부외과 치료재료 급여 제도 개선책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어 진일보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사진제공: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승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교수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대한 높은 수준의 환자 부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환자 레지스트리 데이터(Patient Registry Data)와 메타분석, 5~11년 장기 결과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시술법”이며, “대동맥 차단시간 및 체외순환시간 등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혈역학적 우수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동반수술(Concomitant Surgery) 및 최소침습수술(Minimal Invasive Surgery)의 장점을 극대화해 탁월한 치료 옵션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의 환자 부담율이 50%로 700만원 이상의 진료비를 지불해야 해 우수한 시술법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이 교수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2016년 12월 50%의 선별급여가 적용돼 최근 정부에서 재평가를 시작한 상황으로,환자들에게 더 나은 임상적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급여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흉부외과 수술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흉부외과 수술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제안으로 복지부에서도 향후 세부 사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