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가다실9’ 2년 연속 가격 인상…의료계 ‘부글’
상태바
잘나가는 ‘가다실9’ 2년 연속 가격 인상…의료계 ‘부글’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2.05.16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부터 8.5%↑… 병원들, 물량확보 분주

[프레스나인] 한국MSD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9’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의료계가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는 게 의료계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오는 7월부터 가다실9 공급가를 현재보다 8.5% 인상할 예정이다. 한국MSD는 가다실9 접종을 시행하는 병‧의원과 연관 의사회 등에 공문을 전달하고 이같은 내용은 안내했다.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사진/한국MSD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사진/한국MSD

한국MSD는 지난해 4월에도 가다실9 가격을 15% 인상한 바 있다. 그리고 15개월 만인 오는 7월, 8.5%를 또 인상하겠단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 통계에 의하면 현재 가다실9 1회 평균 접종비는 병원급 의료기관과 의원급 의료기관 각각 21만원 선이다. 총 3회 접종이 이뤄져야 함을 고려했을 때 대략 63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회사가 예고한 인상율인 8.5%를 적용할 경우 접종비는 5만원 이상 늘어난다.  

의료계에선 한국MSD가 가다실9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환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가다실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서바릭스’의 경쟁 체제가 끝나고 가다실9 독주 체제가 굳어지자 연이어 가격 인상을 추진한단 것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가다실9은 지난해 72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70.9%, 2017년 대비 381.6% 증가한 액수다. 반면 서바릭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보다 44.7%, 2017년보다 72.3% 감소한 18억원에 그쳤다. 가다실의 지난해 매출(213억원)은 2020년과 비교했을 때 4.5% 늘었지만 2017년과 비교했을 땐 18.5% 줄었다. 

의료계는 급격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경우 환자들의 불만을 온전히 의료기관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회사에서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의사들 사이에서 ‘가격이 오르기 전에 대량구매 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물류비 인상과 본사 정책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백신의 경우 연이어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작년에도 접종비를 인상했는데 이번에 또 올리면 환자들 항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처와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도 분주한 상황이다. 한 영업사원은 "물량확보를 위해 문의하는 거래처가 많다"며 "수천개 물량을 요구하는 거래처들도 있다" 귀띰했다.

접종비를 선납한 환자들이 있는 만큼 병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다실9은 3회 접종하는 용법이다.

한 산부인과 원장은 “3회 접종비를 한 번에 납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간에 약가가 올랐다고 더 받을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제약사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하는 건 예전 의사사회에선 있기 어려운 일이다. 독점 구조 때문에 일방적인 횡포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MSD는 혁신의약품과 백신의 지속적인 개발 및 공급을 위해 매년 제품의 가격 적정성을 평가하고 있고, 이 결과를 가격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가다실9의 가격 변경 역시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단 설명이다. 

또 가다실9 공급가 변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진 및 파트너사와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하고 특히 필요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재고관리 및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최우선으로 신경쓰겠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