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CB 잇단 풋옵션 발동…유동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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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CB 잇단 풋옵션 발동…유동성 경고등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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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원금 상환액 1400억, 가파른 증가세
제약바이오 메자닌 만기 전 사채취득 규모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약바이오 메자닌 만기 전 사채취득 규모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프레스나인] 바이오기업 메자닌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주가부진과 자금시장 경색이 맞물리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발동 사례가 크게 늘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만기 전 메자닌(주식관련사채) 취득 규모는 1417억원(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조기상환액 2070억원(54건)의 약 70% 규모다.

메자닌 투자자는 약정 금리가 낮은 까닭에 투자종목의 주가상승 시기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린다. 

단, 향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지 못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를 통해 만기 이전이라도 원금을 회수 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주가 지표 중 하나인 KRX헬스케어 지수의 경우 최근 2년간 사이 반토막이 난 상태다.

투자금 회수 속도가 가파른 점이 우려스럽다.

지난해 이후 제약바이오 메자닌 풋옵션액을 분기별로 나눌 경우 ▲1분기 251억원 ▲2분기 256억원 ▲3분기 520억원 ▲4분기 1042억원 ▲올해 1월 1400억원으로 수직상승 중이다.

올해 국내 증시의 일제 반등 속 제약·바이오주만 유일하게 소외되는 등 주가부진 장기화가 지속되며 유동성 불안감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메드팩토는 미전환된 4회차 CB 700억원 전액을 지난달 조기상환했다. 주가하락으로 전환가액과의 괴리율이 커지자 투자자는 첫 도래한 조기상환청구기간에 곧장 풋옵션 행사에 나섰다. 현 주가는 2만2000원대로 최저조정가액 7만1527원을 크게 밑돌았다.

이오플로우도 지난달 1회차 CB 350억원 중 73%인 255억5000만원의 투자원금을 조기에 지급했다. 당시 투자자는 주가와 최저조정가액 간 간극이 40% 가량 벌어지자 첫 조기상환청구기간에 풋옵션을 발동했다.

아이큐어는 4회차 CB 477억원 중 미전환 물량 359억5100만원어치를 이달 조기상환을 완료했다. 휴온스 역시 지난 1회차 500억원 CB 중 약 40%인 203억원을 이달 상환한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에도 첫 풋옵션 행사에 나서며 114억원을 회수한 바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2회차 CB 65억원도 이달 회수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부채상환 압박마저 커지고 있어 주가부진이 계속된다면 수익 창출력이 부재한 바이오기업의 경우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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