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계기는 지난해부터 마련됐다. 매출 곡선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이베이의 화려한 부활`을 대내외에 알렸다.
![[창간30주년-글로벌 IT CEO 인터뷰] 존 도나호 이베이 회장](/news/photo/201910/10151_craw1.jpg)
-지난 2일 오프라인 유통사인 월마트가 온라인 쇼핑을 키우겠다며 스마트 검색서비스 `폴라리스`를 전면 도입했다. 오프라인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온라인 유통 선두주자로서 이베이가 보는 유통의 미래는 무엇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융합`이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베이는 여기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2년 전만 해도 전체 유통 프로세스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 현재는 유통 프로세스의 40%가 인터넷의 영향을 받는다. 유통의 어느 단계에서는 반드시 인터넷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상품검색, 선택, 구매, 결제 등 유통의 모든 과정에 인터넷이 영향을 미친다.
이베이는 페이팔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있어 유통 융합이라는 흐름에서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베이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와 경쟁하느라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이 몰락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지 않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있지만 오프라인 유통에서의 경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물건을 사기 전에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은 온라인 쇼핑이 줄 수 없는 가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혁신을 이뤄내는 기업만이 온·오프라인 유통 융합 시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모바일 결제시스템 `페이팔 히어`를 출시했다. 또 스마트폰 신용카드 결제 회사 `카드닷아이오`도 인수했다. 모바일 쇼핑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모바일쇼핑은 유통 환경 전체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15년에는 PC보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미국인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이 100달러가 넘는 고액결제를 즐긴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모바일 커머스 규모는 해마다 커져 2015년에는 119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ATG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27%가 상품 정보를 얻는데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8~34세 젊은 층에서는 모바일 이용 비율이 41%에 달한다. 모바일 커머스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지난 7월 한 인터뷰에서 “3년 안에 지갑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베이는 어떤 방식과 서비스로 대처하고 있는지.
▲적절한 지적이다. 모바일은 사람들이 쇼핑하고 결제하는 방식 자체를 혁명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실물 지갑 대신 `디지털 지갑`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이베이는 모바일 커머스 분야 글로벌 선두주자로서 190개 국가, 8개 국어로 번역한 쇼핑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만 60만명 고객이 이베이 모바일을 통해 신규 구매했다. 지난 7월말 기준 이베이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900만회에 달했다. 작년 한해동안 이베이 모바일 거래액은 50억달러에 이른다. 이 중 60%가 미국 외 타 국가에서 발생했다.
이베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어디서든 즉시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원칙하에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특히 모바일 앱은 고객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모바일 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이베이의 아이패드 앱 `워치 위드 이베이(Watch with eBay)`는 최초로 TV 프로그램과 연동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런던올림픽 때에는 TV로 경기를 보면서 올림픽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앱을 업데이트해 관심을 끌었다.
최신 버전은 더욱 뛰어난 기능을 갖췄다. 바코드 스캐너 기능을 내장해 3억5000만개의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 쇼핑할 수 있다. 1분만에 판매상품을 등록할 수 있고 이베이의 `데일리 딜(당일 특가)`과 같은 인기 코너도 방문할 수 있다.
-성장 비결로 `페이팔`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페이팔은 안전하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결제 이용 고객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의견을 어떻게 보는지.
▲페이팔은 인터넷, 모바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빠르고 안전하다. 페이팔은 위험 관리 기술을 모바일에 최적화하기에 적합한 경험과 거래규모를 축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검증된 안전결제 플랫폼을 모바일웹과 앱에도 도입했다.
사용자의 민감한 금융정보를 타 모바일 가맹점과 공유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모든 모바일결제 프로세싱이 안전서버를 통해 이뤄져 안심할 수 있다. 페이팔을 이용해 모바일에서 구입한 상품은 `구매자 보호 정책`을 적용받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모바일기기에 이용자 상세 정보를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지갑을 분실해도 안전하다.
-지난 8월 30일 한국 중소상인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는 `중소상인 수출지원 시스템(GEP)`을 도입한 것으로 안다. 유난히 한국에 애정이 많은 것 같다. 이유가 뭔가.
▲한국은 이베이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초고속인터넷이 발달해 있어 이베이가 여러 가지 혁신을 이뤄나가는 데 좋은 기반이 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세계에서 가장 본류 유통과 가까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쇼핑하는 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타 국가와 비교해 고정 가격 판매와 안전거래시스템이 훨씬 일찍 자리잡았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이베이가 온·오프라인 유통 융합 시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주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베이는 한국 마켓플레이스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고, 한국 판매상들이 이베이코리아 수출지원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존 도나호 회장 이력
△경력
2008년~현재 이베이 대표이사 회장
2005~2008 이베이 마켓플레이스부문 사장
1999~2005 베인앤컴퍼니 대표
1982~1999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학력
미 스탠포드대 경영학 석사
미 다트머스대 경제학 학사
이베이는 어떤 회사?/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베이는 1995년 설립 이후 급성장을 지속해 지난해 매출 117억달러, 거래규모 686억달러의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됐다. 지난해 포춘 선정 500대 기업에서 228위를 차지했다. 1억명이 넘는 적극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장터(마켓플레이스)로, 초당 2100달러어치의 물건이 거래된다.
창업자 피에르 오미다이어는 자신이 만든 경매 사이트에 고장난 레이저 포인터를 올려 14.8달러에 팔았던 경험을 자주 언급했다. 그에겐 고장난 물건에 불과했지만 이를 사간 수집가에겐 귀중품이었던 셈이다. 그는 이 경험에서 전자상거래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베이는 결제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2년 온라인 결제시스템 페이팔을 인수한다. 페이팔은 현재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190개국에서 24개 통화로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플랫폼 장악은 이베이 성장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2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 달성도 페이팔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이베이는 쇼핑닷컴, 스텁허브, 빌미 레이터 등 다양한 업체를 인수하면서 전자상거래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제고해나가고 있다.
이베이는 지난 14일 17년째 써오던 로고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새 로고는 빨강(e), 파랑(b), 노랑(a), 초록(y) 등 각 글자별 색깔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기존 로고에 비해 글씨가 가늘어지고 글자들을 보다 질서있게 배열했다. 옷에 비유한다면 기존 로고가 `캐주얼풍`이라면 새 로고는 `정장 스타일`이라는 분석이다. 데빈 위닉 이베이 글로벌 사업 부문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갈수록 경매보다는 고정 가격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새 로고는 올 가을 안에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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