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농촌진흥청과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농생물 유전체, 표현체, 단백체 정보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가 품종 개량 사업에 활용된다. 국내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우수 품종 선별에 접목돼 농생물 바이오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생명체 근원적 탐구를 가능케 한 열쇠다. 1차 산업으로 분류된 농업도 대량 농생물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신품종 개발 △효율적 재배 방법 도출 △사업화 지원 등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활용한다.
농생명 빅데이터 구성 요소 상당수는 작물 유전체 정보다. 국내에서는 2005년 국제 벼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 참여를 시작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2014년 농생명 유전체 바이오 빅데이터 정보 시스템을 구축, 빅데이터 확보를 본격화했다. 배추·고추·녹두·팥 등 유전체 정보, 집합체 연구(오믹스), 차세대 염기서열(NGS) 정보 등 약 963만건, 30테라바이트(TB) 규모 데이터를 보유한다. 국내외 연구자에게 공유한 횟수는 2500여건 정도다.
지난해 말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 사업으로 벼, 배, 고구마, 국화 양파, 들깨, 도라지, 결명자, 만가닥버섯 등 9개 품목 유전체 해독을 마쳤다. 내년부터 23개 작물을 추가로 선정한다.
작물 유전체 정보 확보는 생물 자원 확보와 고부가 가치 농생물 개발 기반이다. 기후 변화 등으로 식량 자원 고갈이 심화된다.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신품종 개발과 자원 보전이 가능하다. 전통 농업을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견인하는 효과도 있다.

이태호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은 “농생명 빅데이터 연구는 신품종 육성과 육종 효율을 증진해 고부가 농생물 개발이 가능하다”면서 “생물 자원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농생명 바이오 빅데이터 고도화를 위해 딥러닝 기술도 접목된다. 품종 개량 첫 단추는 우수 품종 선발이다. 기존에는 주로 발육 상태 등 눈으로 확인하거나 경험에 의존했다. 농업과학원은 유전체 정보에 기반을 두고 우수 품종을 선별하는 분자 마커(분석 기준)를 개발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을 접목, 유용한 마커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시스템을 도출한다.
작물 품종 개량을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도 가능하다. A라는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B, C 작물 결합이 필요하다는 식의 결과 값을 도출한다.
이 연구관은 “AI 시스템을 고도화하면 냉해에 강하고 기존 토마토보다 큰 작물을 만들고자 할 때 어떤 마커를 이용하면 될지 제안할 수 있다”면서 “미래 농생명 바이오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빅데이터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 분야에서 AI 활용은 걸음마 단계다. AI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가 아직 체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물 유전체 데이터를 포함해 오믹스, NGS, 표현체 데이터 DB화를 확대해야 한다. 획득한 데이터를 신품종 개량, 육종 등을 넘어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 농생명 바이오 소재로 활용해야 한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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