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바이오, 무상감자에도 자본잠식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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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바이오, 무상감자에도 자본잠식 이유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0.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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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으로 BW에 대한 파생상품평가손실 인식
내년 워런트 행사시 자본 증가…재무구조 정상화 전망
오리엔트바이오 본사 전경
오리엔트바이오 본사 전경

[프레스나인] 오리엔트바이오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 분기 무상감자를 단행했지만, 이번 분기에 파생상품평가손실에 따른 일회성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다시 부분자본잠식으로 돌아섰다. 파생상품으로 잡은 금융상품이 내년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잠식 탈피 등 재무구조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오리엔트바이오는 올 반기 개별기준 자본총계(511억원)가 자본금(593억원)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자본잠식률 14%)에 빠졌다. 올해 2월 무상감자를 단행해 부분자본잠식에서 탈피했지만, 반기에 다시 자본잠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자본잠식의 원인은 파생상품 관련 비용과 부채 영향이 컸다. 제12회, 제14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회계상 파생상품으로 인식한 탓이다. K-IFRS 기준에 따라 이들 사채는 주가 상승에 따른 회사의 잠재적 손실을 순손실로 계상해야 한다.

BW는 회사채에 신주인수권(워런트, warrants)를 부여한 채권이다. 고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과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를 따로 매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12회, 14회 BW는 2017년 5월과 2018년 2월 각각 300억원, 200억원 규모에 발행됐다. 오리엔트바이오는 BW에 대한 채권을 대부분 상환했다. 채권 잔액은 12회와 14회가 각각 3985만원, 5623만원이다.

다만 워런트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워런트 행사 가능주식수는 12회가 1451만4067주, 14회가 1103만3457주다. 리픽싱(가격조정) 가격은 12회가 1804원, 14회가 1695원이다.

워런트 행사가격 대비 반기 기준일 주가가 높아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평가부채는 기초 1억6700만원에서 반기 파생상품평가손실이 71억원이 발생해 반기말 7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손실 17억원에 영업외손실인 파생상품평가손실 71억원을 더하면서 순손실이 10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결손금으로 대체된다. 올 반기 결손금 118억원이 발생해 자본총계(511억원)가 쪼끄라들어 회계상 부분자본잠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워런트와 주가 간의 괴리로 발생하는 실제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의 손실이다. 워런트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파생상품평가부채가 줄고 자본잉여금으로 대체하면서 자본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둔다. BW의 만기일은 14회가 내년 2월, 12회가 내년 5월이다.

오리엔트바이오는 향후 주가가 하락해 파생상품평가손실이 감소하거나 내년 BW 만기일이 되면 자본 증가로 재무구조가 정상화된다는 의미다.

오리엔트바이오 관계자는 "파생 관련 손실은 권리(워런트 행사)가 소멸되면 환원(자본 증가)된다"며 "내년 상반기 BW 워런트 행사가 소멸되면 자본잠식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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