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차기 대통령에 ‘글로벌 진출 지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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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 차기 대통령에 ‘글로벌 진출 지원’ 촉구
  • 남두현 기자
  • 승인 2021.12.23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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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위한 글로벌 3상 지원‧메가펀드 필요성 등 건의
1400조원 글로벌 시장 향한 과감한 도전환경 조성‧지원 필요
미국 CIC‧MIT ILP 등 시장 진출 잰걸음…“G2G 지원 함께 이뤄져야”

[프레스나인]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오는 2022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정부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글로벌을 향한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이은 낭보 속 요청하는 지원사격인 만큼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의약품 수출 성과 확대와 기술수출 활성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 등이 가속화하는 시점에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지원과 과감히 도전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산업계가 그간 어떤 성과를 거둬왔고,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에 요청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팬데믹에 빛난 ‘제약바이오’ 사상 최대 의약품 수출 성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수출 성장세는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적 의약품 수출액은 78억8000만달러(한화 약 9조4000억원)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

의약품 수출은 최근 꾸준한 상승을 이어온 만큼 이번 증가폭은 기저효과 없이 이뤄낸 성과다.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1조3940억원)를 달성했다. 전체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완제의약품 수출액이 성장을 이끌었단 점에서 더 빛을 발한다.

산업계 연구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술수출 부문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기술수출은 총 계약규모 기준 약 11조원(29건)을 기록 중이다. 연말을 앞두고 지난해 기록한 10조1500여억원(14건)을 이미 넘어섰다.

국내사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의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료/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선정책공약 제안, ‘글로벌 도전’에 초점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업계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요청에 나섰다.

내년 3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제약바이오업계 CEO들이 산업 육성을 위한 7대 정책과제를 제안한 것. 최근 제약업계 대표단체장들과 CEO, 오너 등은 정부에 핵심 정책과제 제안을 통해 제약바이오강국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 대선출마 후보자들과 유관부처에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글로벌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K-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에 국가 R&D 역량 집중 투입’과 ‘1400조원 글로벌 시장 향한 과감한 도전환경 조성’이라는 과제를 내놨다.

우선 업계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조사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1477건에 달했고, 이중 551건이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상 인력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인력 및 병원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세계 6위 수준의 임상시험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신약을 출시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집중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CEO 포럼. 사진/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CEO 포럼. 사진/협회

유망한 3상 후보물질을 선정해 전폭적인 R&D 투자 지원을 하거나, 정부와 민간 합동 방식의 5조원 이상 메가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혁신적 후보물질이나,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후기임상 지원 등 신약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이미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는 제약바이오부문에 20조원을 투자, 임상 3상에 대부분을 쏟아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5조원 규모 민간펀드 블랙스톤 라이프 사이언스 또한 후기임상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호주는 정부 주도의 약 17조원 규모 펀드 MRFF를 통해 이료 및 바이오테크 부문 R&D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리딩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M&A 지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책‧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하고 전문기술거래소를 설치하는 등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지원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또 글로벌 시장을 향한 과감한 도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파격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산업계, 글로벌 진출 속도…정부도 뒷받침 늘려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계 움직임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인 보스턴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로의 진출도 업계의 이같은 노력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GC녹십자,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팜캐드(인공지능 신약개발 전문기업), 웰트(디지털치료제 개발기업),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이 CIC에 입주한 데 이어 여러 기업들이 CIC 입성을 타진하고 있다. 

사진/CIC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CIC 홈페이지 갈무리

이들 기업은 CIC에서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지난해부터 특허·법률, 사업개발, 투자, 임상, 인허가, 네트워킹 등 분야별 현지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지원에 나섰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이같은 산업계 노력을 정부가 뒷받침하기 위해선 통합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륙별 신흥 거점국가를 선정하고 현지 수요 맞춤형 정부간(G2G)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계는 또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의 변화 흐름과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민관 통합 모니터링 및 지원센터 설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외교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기관을 망라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합하고, 협회 등 유관단체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한 R&D, 허가, 보험, 유통시장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20조원 규모의 내수시장 포화 속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전하며 수출액 10조원 돌파 등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임상 3상의 어려움과 규모의 열세 등으로 좀처럼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계는 적극적인 R&D 투자와 글로벌 시장 진출 도전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는 제약바이오강국 도약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 위드코로나 시대에 국민건강을 지키고 국가경제를 선도할 산업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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