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CB 상환요구 봇물…미상환 2조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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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CB 상환요구 봇물…미상환 2조 '뇌관'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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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2021년 전체 발행액 3분의 2
주가부진 장기화로 풋옵션 사례 급증
제약바이오 메자닌 만기 전 사채취득 규모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프레스나인] 바이오기업 메자닌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미상환 메자닌(주식관련사채) 규모가 2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부진이 이어질 경우 잔여물량에 대한 상환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여 자금난이 우려된다.

9일 본지가 한국예탁결제원 데이터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다르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발행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 메자닌 발행 규모는 3조1800억원에 달했다.

당시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제약바이오 주가가 요동치던 시기로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상승장을 틈타 메자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바이오 열기가 급속히 식으며 하락장이 2년 넘게 이어진 까닭에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청구기간 도래에 맞춰 속속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나섰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2021년 이후 최근 2년간 절반 이상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메자닌 조기상환액을 분기별로 나눠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251억원 ▲2분기 256억원 ▲3분기 520억원 ▲4분기 1042억원 ▲올해 1월 1400억원으로 수직상승 중이다.

문제는 발행액 3조1800억원 중 3분의 2 규모인 2조1500억원 가량이 여전히 미전환 사채로 남아 있는 점이다. 제약바이오 종목은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숨고르기 중으로 조기상환 압박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첫 조기상환청구기간이 도래하는 기업은 ▲에스티팜(1회차 CB 1100억원) ▲이수앱지스(7회차 CB 800억원) ▲휴온스글로벌(1회차 CB 500억원) ▲한국파마(3회차 CB 500억원) ▲아미코젠(1회차 CB 500억원) ▲지노믹트리(1회차 CB 500억원) ▲바이오솔루션(1회차 CB 420억원) 등이다.

이수앱지스 현재 주가는 6800원대로 전환가액 최저한도인 1만1350원 보다 40% 가량 밑도는 상황이다. 휴온스글로벌과 한국파마, 바이오솔루션 주가 역시 리픽싱 한도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전후는 제약바이오 주가가 고점을 찍으며 메자닌 발행이 가장 활발하던 시점”이라며 “조기상환청구기간이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어 상환압박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부채상환 압박마저 커지고 있어 주가부진이 계속된다면 수익 창출력이 부재한 바이오기업의 경우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바이오 상위사 메자닌 발행잔액 현황(2020·2021년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제약바이오 상위사 메자닌 발행잔액 현황(2020·2021년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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