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실적 힘입어 고공행진 중 상생·ELS 직격탄…올초 외인 회귀 고무적

[프레스나인] KB금융과 신한금융 시가총액이 4분기 이후 다시 축소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리딩뱅크 타이틀을 놓고 올해도 양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KB금융이 상생금융 압박과 홍콩ELS 손실 이슈에 직격탄을 맞으며 횡보한 반면, 신한금융은 아쉬웠던 실적과 유상증자 후유증을 털어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4.5조원 이상까지 벌어졌던 두 지주사 간 시가총액 간극은 연말 한 때(27일) 1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15일 현재 1.8조원으로 줄어 들었다.
KB금융 주가가 연말 생상금융으로 불거진 배당축소 우려와 홍콩 ELS 손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 정점에 서며 정체된 반면, 신한금융은 일회성 비용 해소 등 실적쟁점이 누그러들며 간극이 빠르게 좁혀졌다. 이전에 발행된 사모펀드 유상증자액 1.9조원의 보통주전환에 따른 오버행 이슈도 해소되면서 주가가 점차 안정됐다.
지난해 두 지주사 시총이 벌어진 이유는 실적이 엇갈린 영향이 크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젠투파트너스·라임국내펀드 고객과 사적화해 결정과 희망퇴직 확대, 신용대출 부도시손실률(LGD) 상향에 따라 충당금을 추가적립 등 약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3704억원, 3조8183억원으로 약 5500억원으로 벌어졌는데, 이는 지주사 출범 이후 KB금융과의 가장 큰 격차인데다 2022년 리딩뱅크 탈환 1년 만에 재역전을 허용했다.
실적에서 확실히 우위를 선점한 KB금융이 지난해 확실한 리딩뱅크 자리를 꿰차나 싶었지만 연말 들어 다시 상생금융·ELS·태영건설 등 변수가 작동하며 주가가 다시 출렁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 ‘갑질’ ‘독과점’ 등 잇단 강경발언을 시작으로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사이 배당축소를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가 대장주 KB금융을 중심으로 매도세 집중됐다. 여기에 약 8조원에 육박하는 국민은행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국민은행과 KB증권 익스포져 이슈 등에 발목이 잡히며 역대급 순이익 달성에도 결국 주가는 횡보했다.
다행히 3월 결산배당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서서히 회귀하고 있는 점이 위안이다. 올해 외인이 2000억원 넘게 순매수 하는 등 국내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많이 주식을 매입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금융지주 모두 일회성 이슈들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는 만큼 향후 배당 규모와 계획 등에 따라 시총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