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 통한 지배력 강화 노려…내년 11월 특허 만료 후 출시 전망
[프레스나인] 최근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GLP-1 유사체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한독이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어 주목된다.
한독은 지난 24일 바이오콘과 '리라글루티드' 성분 비만치료제의 국내 독점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라글루티드는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동일한 성분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허가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
삭센다는 탁월한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출시 이후 단숨에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테슬라의 CEO 일론머스크가 삭센다와 동일한 GLP-1 유사체 계열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간헐적 단식으로 13kg을 감량했다는 등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GLP-1 유사체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결국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물론 일라이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까지 품귀 현상을 빚었고, 국내에서도 관련 품목의 품절 사태가 뒤따르는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다양한 제약사들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대웅제약, 대원제약 등 대형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에 속도를 올렸고, 펩트론과 프로젠, 고바이오랩, 올릭스 등 바이오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한독이 이 같은 상황에 해외 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를 도입하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GLP-1 유사체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중 기전의 품목을 개발하거나 장기지속형 제제, 경구제, 마이크로니들 등 제형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반면 한독은 제품 자체의 차별화가 아닌 한 발 앞선 시장 진입이라는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그동안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제네릭 품목은 시장에 먼저 진입할 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경향을 나타내며, 따라서 한독은 여타 후발주자들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해 더 많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예정대로 허가가 진행될 경우 한독은 내년 11월 이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특허목록에 따르면 삭센다에는 두 건의 특허가 만료되며, 한 건은 올해 11월, 다른 한 건은 내년 11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하면 한독은 특허가 모두 만료될 이후 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특허 만료 전까지 허가를 완료한 뒤 특허 만료와 함께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독은 GLP-1 유사체가 당뇨병 치료제로도 사용되는 만큼 기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활용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설포닐우레아 계열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성분명 글리메피리드)'을 통해 당뇨병 시장의 리딩 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DPP-4 억제제 계열 '테넬리아(성분명 테네리글립틴)'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토탈 당뇨병 솔루션 기업을 표방하며 진단부터 치료, 관리까지 당뇨병 전 부문에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독은 리라글루티드를 성장시켜나간다는 계획으로, 빠른 시장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