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주년 맞은 엔블로 "성장하는 모습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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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주년 맞은 엔블로 "성장하는 모습 지켜봐달라"
  • 김창원 기자
  • 승인 2024.06.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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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산 SGLT-2 억제제…출시 8개월만에 100억 규모로 성장
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 근거 확보…신장질환 환자서도 효과 입증

[프레스나인] 대웅제약은 지난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전까지 국내 허가된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제약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 세 품목이 있었는데,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대웅제약이 엔블로를 허가 받으면서 시장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왼쪽부터)대웅제약 내분비1사업팀 정혜민 팀장,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 순환기개발팀 허완 PL. 사진/대웅제약
(왼쪽부터)대웅제약 내분비1사업팀 정혜민 팀장,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 순환기개발팀 허완 PL. 사진/대웅제약

 

이후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보험급여와 함께 엔블로를 출시했으며,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매출을 키워가고 있다.

대웅제약 내분비1사업팀 정혜민 팀장과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 순환기개발팀 허완 PL은 이러한 엔블로를 향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종합병원·대학병원 90곳 랜딩…출시 8개월만에 100억 원 달성

대웅제약 내분비1사업팀 정혜민 팀장.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내분비1사업팀 정혜민 팀장. 사진/대웅제약

엔블로는 식약처가 처음으로 선정한 신속심사 대상 약물이었다. 이를 통해 2017년 임상1상, 2019년 임상2상, 2020년 임상3상을 진행해 2022년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첫 임상 승인 이후 5년여 만에 품목허가까지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주요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 90곳에서 DC(약사위원회)를 통과해 안정적인 영역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출시 8개월만에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매출 규모는 자디앙, 포시가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특히 엔블로 출시 직전 다파글리플로진 성분의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엔블로가 출시와 함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약물 대비 탁월한 효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의 연구에 따르면 경쟁 약물인 다파글리플로진, 이프라글리플로진의 경우 SGLT-2 억제능 유지시간이 4시간 수준인 반면, 엔블로는 8시간 이상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신장 내에서 다파글리플로진, 이프라글리플로진에 비해 72시간 동안 더 높은 농도로 유지돼 신장 근위 세뇨관에 위치한 SGLT-2 억제 효과가 지속된다.

이를 바탕으로 출시와 함께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국내에서의 성공을 밑거름 삼아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필리핀과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멕시코 등 12개 국가에 허가를 제출했고, 브라질과 멕시코 및 독립국가연합(CIS) 총 6개국과는 파트너링 계약 체결이 완료됐다.

정혜민 팀장은 "2025년에는 15개국 진출, 2030년에는 30개국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국내에서의 성과 및 효과, 안전성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런칭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력 강화 행보 지속…스위칭·신질환 환자 관련 연구 성과

대웅제약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 사진/대웅제약

엔블로가 출시 이후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존 경쟁 약물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처방 규모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포시가와 자디앙이 복합제 포함 각 1000억 원 수준의 처방실적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엔블로의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 출시 초기이고 출시 이후 성장곡선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 제품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상시험에 매진하고 있다.

일례로 다파글리플로진과 엔블로의 스위칭 연구를 통해 추가적인 당 배출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하던 환자에게 엔블로를 처방했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것.

해당 연구는 52주간 엔블로를 투약한 환자군과 24주간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후 엔블로로 변경해 28주간 복용한 환자군의 당화혈색소(HbA1c) 및 공복혈당(FPG) 지표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엔블로만 복용한 환자군은 당화혈색소가 0.85%, 공복혈당은 29.08mg/dl 감소했으며, 다파글리플로진에서 엔블로로 전환한 환자군은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이 각각 0.81%, 32.77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내 포도당 배출량 역시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고, 부작용 발생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안전성을 확인했다.

다파글리플로진 오리지널 품목인 포시가가 시장 철수를 선언하며 500억 원대의 처방 공백이 예상되고 있는데, 스위칭 연구를 통해 기존에 포시가를 처방 받던 환자들에게 엔브로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하나인 신장질환 관련 연구도 진행했다. 

SGLT-2 억제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당을 소변을 통해 배출하는 기전으로, 신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서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엔블로는 신기능이 조금 떨어진 CKD 2단계 환자(EGFR 60~90)에게서도 당화혈색소와 혈당을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엔블로 복용 환자는 공복혈당이 6주차에 26.65mg/dl, 24주차에 28.54mg/dl 떨어진 반면 다파글리플로진 복용 환자는 6주차에 21.54mg/dl, 24주차에 23.52mg/dl 낮추는 데 그쳤다.

대웅제약 순환기개발팀 허완 PL.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순환기개발팀 허완 PL. 사진/대웅제약

또한 엔블로를 복용한 환자들은 6주차부터 당화혈색소가 0.76%p 떨어졌고, 24주차에는 0.94%p까지 떨어졌다. 이에 반해 다파글리플로진은 6주차 0.66%p, 24주차 0.77%p를 낮추는 데 그쳤다.

나재진 팀장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엔블로가 신기능이 더 많이 떨어진 중등증 환자에게서 SGLT-2 억제제가 매력이 없다는 현재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중등증 신장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며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경쟁 SGLT-2 억제제가 심장 또는 심장 관련 적응증을 확보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와 관련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외에도 SGLT-2 억제제는 체중 감소에도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다른 약물과의 병용을 통해 체중 감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엔블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끝으로 허완 PL은 "2017년부터 5년만에 36호 국산 신약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그만큼 국내 임상개발에 대한 지원도 좋아졌고, 대웅제약이 그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해 국내 첫 SGLT-2 억제제를 개발한 것"이라면서 "임상개발에 대한 투자나 회사에 대한 지원 등과 함께 엔블로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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