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 차입금 95억까지 자금상환 '부메랑'
[프레스나인] 라파스가 발행한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이 최저 조정가액(리픽싱) 한도까지 하락했다. 주가가 장기간 하락한 탓인데, 투자 원금에 대한 조기상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파스는 시가하락에 따라 제5회차 CB의 전환가액을 기존 2만132원에서 리픽싱 한도(80%)인 1만9944원으로 조정했다.
제5회차 CB는 키움증권 등 32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3년 4월 발행됐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다. 채권자는 2024년 4월27일부터 신주 발행을 요구할 수 있으나, 현재 주가(27일 종가 9780원)와 전환가액 간에 괴리가 심해 원금 상환 요구에 무게가 실린다.
잠재적 손실을 우려한 CB 투자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면 라파스는 막대한 현금을 돌려줘야 할 상황이다. 풋옵션은 첫 오는 2024년 10월27일 및 3개월마다 요구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원금 상환을 해야 할 메자닌이 제5회차 CB뿐만이 아니라 제4회차 CB 65억원, 제6회차 교환사채(EB) 80억원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제4회차 CB는 2021년 8월 300억원 규모에 발행됐다. 전환가액이 무려 4만864원이다보니 제4회차 CB 투자자는 2023년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235억원의 원금을 회수했다. 제5회차 CB를 발행해 제4회차 풋옵션 자금을 돌려막은 것으로 보인다. 라파스는 제5회차 CB 발행 당시 자금 사용 목적에 대해 "임상·연구개발 비용, 기타 운영자금 또는 제4회차 CB의 채무상환 자금으로 선행 사용할 수 있다"고 기재했다.
라파스가 보유한 자사주 가운데 일부(25만7061주)를 교환할 수 있는 제6회차 EB도 교환가액이 3만1121원이어서 풋옵션의 가능성이 있다. 제6회차 EB의 풋옵션은 오는 8월29일 및 이후 3개월마다 행사할 수 있다.
이들 메자닌의 풋옵션이 한꺼번에 몰리면 채무 상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3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당장 현금화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159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단기금융상품 20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14억원, 기타유동자산 5억원 등을 포함하면 유동성은 약 331억원으로 추정된다.
잠재적인 메자닌 풋옵션에 대한 필요 자금 345억원에 미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단기차입금 73억원, 유동 장기차입금 22억원 등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부채까지 95억원에 육박한다.
라파스가 유동성 경색을 피하기 위해선 메자닌 투자자를 설득할 주가 부양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채무상환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또 다시 CB를 찍는 것도 배제하지 못한다.
한편, 라파스의 올 1분기 매출액은 62억원으로 전년비 15.8%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3억원, 1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