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바이오노트가 유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데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지분을 추가 매집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기술을 활용해 백신사업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투자 손익과 별개로 지배력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노트는 최근 장내매수를 통해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을 20.14%(특수관계자 포함)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이 17.20%였는데 약 반년 만에 3%가량을 더했다.
적잖은 금액이 들었다.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약 125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노트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약 142억원과 비슷한 규모의 현금이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매수에 사용된 셈이다.
지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지만 당장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바이오노트는 관계기업 요건 중 하나인 지분율 20%를 달성하기 전에도 유바이오로직스 경영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
앞서 2021년 2월부터 유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들여 2022년 2월 지분 16.31%를 확보했다. 같은 해 3월 바이오노트 최대주주인 조영식 의장이 유바이오로직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지금까지 경영 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이처럼 적극적인 투자 의지와 별개로 아직은 손해가 크다.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매수에 20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2년 말 기준 손상차손 1490억원을 인식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고점을 기록한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지분가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17.38%의 장부금액은 566억원에 그쳤다.
당분간은 배당 이익도 기대하기 어렵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순손실로 1분기 말 기준 결손금 1387억원을 누적해뒀다. 최근 주력인 콜레라 백신 사업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결손금을 해소하고 배당 재원을 쌓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노트가 이처럼 투자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백신 사업 시너지의 기반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오노트는 자체적으로 항원, 항체 생산능력을 갖춘 한편 국내 유일 개 인플루엔자 백신 ‘카니플루(CaniFlu)’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런 자체 역량과 함께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전자재조합 항원기술 및 면역증강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백신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바이오노트와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현재에 와서는 두 기업간 협력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서로 의존하는 부분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노트가 유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 만큼의 R&D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