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주요 경영진 프로젠 이사회 참여하기도
[프레스나인]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이은 제2의 신약을 발굴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중이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한편 여러 신약개발기업에 투자해 협력관계를 맺었다.
최근에는 특히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관계사 프로젠과 협력이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유한양행은 프로젠과 손잡고, 알레르기, 암 등 병종을 공략하고 있다. 프로젠이 별도로 비만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하기도 해 향후 양사 협업에 따른 R&D 성과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프로젠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회사 경영에도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프로젠에 처음 투자한 건 지난해 5월 일이다. 약 300억원을 투입해 프로젠 지분 38.9%(우선주 포함)를 확보함으로써 최대주주에 올랐다. 같은 해 11월 프로젠이 코넥스에 상장하면서 지분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보유 주식 자체는 올들어 증가했다. 프로젠이 2월 시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60억원 규모 신주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현재 지분율은 34.8%에 이른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 핵심 경영진이 프로젠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이 나란히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유한양행 계열사 중 두 사람이 함께 이사회에 참여하는 기업은 1분기 기준으로 프로젠이 유일하다. 그만큼 유한양행이 프로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유한양행과 프로젠의 R&D 교집합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앞서 2020년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프로젠이 개발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GI-301)를 도입했다. 2022년에는 프로젠과 직접 바이오 신약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유한양행이 프로젠 최대주주에 오른 뒤인 올해부터는 프로젠의 이중항체 플랫폼기술 ‘NTIG’를 활용한 R&D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유한양행은 프로젠과 포괄적 R&D 협력계약을 맺고 첫 공동개발 과제로 면역항암제 이중항체를 선정했다. 이미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면역항암제 이중항체를 도입했음에도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적극적이다.
유한양행이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와 손잡고 설립한 면역항암제 전문기업 이뮨온시아도 프로젠으로부터 NTIG 기술을 도입한 바 있다. 현재 ‘PG-202’ 등 항암 후보물질 관련 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로젠이 개발하는 다른 물질 역시 유한양행의 도입 후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질 당시 프로젠은 유항양행에 GLP-1, GLP-2 이중작용제 ‘PG-102’에 관한 우선협상권을 부여했다.
프로젠은 PG-102를 차세대 비만·당뇨병 치료제 신약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8일 국내 임상 2상을 승인받았고 내년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향후 PG-102의 개발 진척도, 자체 개발하는 비만 치료제와 시너지 등을 고려해 PG-102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목받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도 신규 후보물질 발굴의 성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프로젠은 올해 4월 동아에스티 계열사인 ADC 전문기업 앱티스와 이중항체 ADC 기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항암제가 대부분인 ADC 치료제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선제적으로 나선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