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시기다. 홀로서기가 어려워진 바이오텍들은 오픈이노베이션 등 협업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한 뒤 기술수출, 투자 유치 등 상업화 성과로 이어가는 일도 과제다.
오픈이노베이션과 상업화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약 효능과 안전성 등 기술적 자료에 향후 시장 전망까지 포함하는 ‘완전한 데이터’를 갖추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제이앤피메디와 협업해 이같은 데이터 구축, 공유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을 마련했다.
21일 KIMCo는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제약바이오 투자 및 파트너링에서 정보완전성의 중요성’을 주제로 제4회 ‘KIMCo TALK’ 행사를 열었다.
발표에 나선 유수현 제이앤피메디 부사장은 제약바이오업계의 투자 위축으로 인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유 부사장은 “앞서 바이오 투자 붐 이후 투자 회수의 불확실성, 신약개발 결과의 미흡함이 부각돼 최근 투자가 급속도로 줄었다”며 “얼리 라이센스 아웃, 공동개발 등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한 바이오텍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신약개발 성공률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미국 FDA 승인을 달성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국내 제품명 렉라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유한양행은 제노스코로부터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물질 최적화, 공정 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유 부사장은 바이오텍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 데이터 완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라이센시(Licensee)나 투자자들이 원하는 데이터는 최소한 국제공통기술문서(CTD)에 준하는 자료에 사업적인 자료까지 포함한 것이다”며 “프로젝트의 임상 디자인, 임상 현황, 경쟁사의 개발 현황, 적응증 현황 등을 자세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바이오텍이 방대한 데이터를 모두 준비하기 어렵고 준비하더라도 협의 상대와 일일이 공유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돕기 위해 제이앤피메디는 KIMCo와 손잡고 데이터 플랫폼 ‘메이븐 VDR(Maven Virtual Data Room)’을 개발했다.
메이븐 VDR은 바이오텍이 파트너링에 필요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 공유하도록 돕는다. 사용자 편의적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어 한 번에 여러 파트너와 데이터 공유 및 협의가 가능하다. 보안성도 갖췄다. 회사가 지정한 사용자만 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누가 어떤 자료를 열람했는지 기록된다.
메이븐 VDR은 7월 베타버전이 출시돼 현재 국내 바이오텍 한 곳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하는 중이다. KIMCo는 조만간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메이븐 VDR의 활용을 제안한 뒤 점차 업계 전반으로 활용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허경화 KIMCo 대표는 "하반기에 메이븐 VDR 베타버전을 마무리하고 4분기나 내년 초부터는 공식적으로 론칭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얼리단계 스타트업 육성,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 이들 위주로 데이터 필요성을 살피고 협력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제이앤피메디는 메이븐 VDR을 통해 바이오텍이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상업화 관련 자료의 구축을 도와주는 사업모델도 준비하는 중이다.
유 부사장은 “바이오 벤처들이 라이센스아웃을 추진할 때 기술력만 갖고 접근했다가 (데이터 부족으로) 드랍당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좋은 기술력을 보유한 분들이 시간과 경비에 개의치 않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메이븐 VDR을 잘 개발해서 서포트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