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제 CDMO사업도 진행...“APEC 지역 커버 가능, 美 바이오센트릭과도 연계”
[프레스나인] 먼지 하나 없는 복도의 유리창 너머로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서성인다. 복잡한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붉은빛 도는 액체가 담긴 팩을 신중하게 살핀다. 불순물 하나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선이 사뭇 날카롭다.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가 생산되는 GC셀(지씨셀) 셀센터의 모습이다.
1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지씨셀 셀센터를 찾았다. GMP 시설 특유의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는 가운데 환자에게 이뮨셀엘씨를 제때 공급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분주함이 느껴졌다.
현장을 안내한 지씨셀 관계자는 “환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즉각 이뮨셀엘씨가 처방된다. 혈액이 오면 바로 생산하게 된다”며 “24시간 돌아가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뮨셀엘씨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뒤 2~3주간 세포 배양으로 증식시켜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치료제다. 간세포암 제거술 후 종양 제거가 확인된 환자에게 보조요법으로 사용된다.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면역세포로 없애는 것이다.
셀센터의 이뮨셀엘씨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1만8000팩 수준이다. 그러나 이 물량을 매일 일정하게 생산하는 게 아니다. 필요할 때마다 환자 혈액을 채취해 만드는 방식이라 다른 의약품처럼 대량생산 후 쌓아두고 공급하는 게 불가능하다. 또 제조한 뒤에는 최대한 빨리 환자에게 투여해야 한다. 기존 이뮨셀엘씨 유효기간은 24시간이었고 2019년에야 36시간으로 연장됐다. 셀센터가 쉴 틈이 없는 까닭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이뮨셀엘씨)제조 부서 인원 52명이 교대로 근무를 한다. 예정된 채혈 스케줄이 있고 긴급하게 잡히는 스케줄도 있어 그에 맞춰 인력을 투입한다”며 “새벽에 제품을 출하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7년 출시된 이뮨셀엘씨는 지씨셀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187억원을 기록해 지씨셀 전체 매출의 21.7%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뮨셀엘씨를 선보여 수익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뮨셀엘씨 공급망을 넓히는 데 따른 부수적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세포를 배양하는 데 쓰이는 배지도 지씨셀이 자체 생산하고 있어, 이뮨셀엘씨를 라이선스아웃할 때 배지 관련 공급계약도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씨셀은 이뮨셀엘씨 생산시설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도 해당 구역에서는 고객사의 세포치료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지씨셀은 자체적으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지역의 임상 커버가 가능한 규모를 갖췄다. 여기에 더해 미국 CDMO 계열사 바이오센트릭(Biocentriq)과의 협업도 이뤄진다. 먼저 지씨셀에서 소규모로 생산한 뒤 미국 현지 생산이 필요할 경우 바이오센트릭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CDMO사업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가는 품목은 2가지, 국내 CDMO는 7개 정도를 진행했다. 현재는 FDA 1개 품목, 국내 3개 품목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초 유럽을 가기 위한 인증까지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