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2년 가까이 이어졌던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2대 주주로 알려졌던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이 보유 중이던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한 데 이어, DB손해보험이 새롭게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인 투자자 명의로 보유돼 있던 다올투자증권 주식 591만주(지분율 9.7%)가 블록딜을 통해 대거 매도됐다. 해당 물량은 김기수 대표 측의 보유 지분이다. 김 대표 지분율은 4.62%로 하락했다.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지분 14.34%를 보유한 2대 주주였으며,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지분율 25.18%)과 경영권을 놓고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김기수 대표는 2023년 4월 ‘SG증권발 폭락 사태’ 당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하며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후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참여’로 변경하고,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는 등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김 대표 측의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김기수 대표는 “회사의 경영 쇄신을 지켜보겠다”며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보유 지분이 5%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경영권 분쟁도 자연스럽게 종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DB손보는 이날 블록딜을 통해 다올투자증권 주식 592만3990주(지분율 9.73%)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DB손보는 공시를 통해 “경영권 참여 의사는 없는 일반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요 주주로는 세코그룹이 있다. 세코는 계열사인 오투저축은행,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등을 통해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이번 거래로 이들의 총 보유 지분은 9.35%까지 확대되면서 주요 주주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세코그룹은 “전략적 투자일 뿐 경영권 참여 의도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기수 대표가 2대 주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던 ‘SG증권발 폭락 사태’는 CFD(차익결제거래) 계좌 반대매매가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SG증권 창구를 통해 다올투자증권을 비롯한 다수 종목에 매도 폭탄이 쏟아지며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 여파로 다올 주가도 급락했고, 김 대표는 이를 기회로 판단해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