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스텔라스, 동종 치료제 ASP3082 등 임상 1상 중...성과 시원찮아
저해제 개발도 활발...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경쟁
[프레스나인] 한독이 야심찬 신약 후보물질을 꺼내들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쟁하는 항암 타깃 KRAS G12D를 노리고 단백질분해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미 일본 아스텔라스(Astellas Pharma)가 동종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나 시원찮은 성적표를 보여준 상황이라 향후 한독이 내놓을 연구 성과가 주목된다.
한독은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에서 개최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KRAS G12D 타깃 단백질분해제를 포함한 항암 신약 3건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KRAS는 세포 증식과 분화에 기여하는 단백질이다. KRAS 유전자 변이는 모든 암종의 약 11%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KRAS 변이 암 환자 중 약 89%는 KRAS G12 변이를 보이고, KRAS G12 변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KRAS G12D 변이로 알려졌다. 다만 물질 구조상 개발이 더뎌 현재까지 KRAS G12D 타깃 항암제는 승인받은 사례가 없다.
포스터 초록을 살펴보면 한독의 KRAS G12D 타깃 물질 HDB-82는 국내 신약개발 스타트업 BNJ바이오파마와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프로탁(PROTAC, Proteolysis-targeting chimera)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프로탁은 세포 내 단백질 분해 기전인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활용해 문제가 되는 단백질을 없애는 방식이다.
초록에 따르면 HDB-82는 생체내(in vivo) 및 생체외(in vitro) 연구에서 다양한 KRAS G12D 변이 세포주에 대해 강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기존 저해제에 비해 우수한 항증식 활성(superior antiproliferative activity compared to existing inhibitors)’, ‘낮은 농도의 IC50값 달성(achieving low nanomolar IC50 values)’ 등의 표현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IC50은 표적단백질 절반을 저해하는 농도로, 값이 낮을수록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 억제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동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경쟁 업체 아스텔라스는 임상에서 기존 저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이터를 도출한 바 있다. 아스텔라스는 KRAS G12D 변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프로탁 약물 ASP3082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환자 65명 대상의 초기 데이터를 보면 전체반응률(ORR)이 8%에 그쳐, 중국 헝루이제약의 KRAS G12D 저해제 HRS-4642가 달성한 ORR 6%와 비교해 차별화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항암전문매체 온콜로지파이프라인은 “단백질분해제 접근법이 저해제보다 나은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과열되는 KRAS G12D 변이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분해제가 아닌 저해제 쪽을 살펴보면 상술한 헝루이제약 이외에도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이 각자 파이프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이 KRAS G12D 타깃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