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인니 17억 달러 추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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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인니 17억 달러 추가 투자
  • 나한익 기자
  • 승인 2025.04.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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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서자바에 위치한 배터리 셀 생산시설에 17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총 투자액을 28억 달러로 확대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80달러 규모의 또 다른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서 철수한 후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 로산 루슬라니는 이번 투자가 자국 전기차 산업 성장에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가 투자로 서자바 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작사 HLI그린파워의 생산 능력이 향후 3년간 점진적으로 30GWh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연간 10GWh 규모로 2024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니켈·망간·코발트(NMC) 기반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고에너지 밀도를 자랑한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21%를 보유한 자원 강국으로, 정부는 2020년부터 원광 수출을 제한해 국내 가공과 제조 유치를 유도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동남아 시장과의 지리적 접근성 역시 글로벌 배터리 제조 허브로의 부상을 가능케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배터리 관련 누적 투자는 290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배터리 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조세 감면, 수입관세 면제, 부지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해 왔다. 이러한 전략은 CATL, 칭화그룹 등 중국 기업은 물론 LG와 같은 한국 기업의 유치로 이어졌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배터리 생산의 약 6%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지역화 강화라는 흐름과도 일치한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불안정 이후 자동차 제조사들은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조달을 중시하고 있으며, 전체 전기차 제조 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부문은 그 중심에 있다. LG는 인도네시아를 통해 원재료 접근성과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원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고 있다.

LG는 한국, 중국, 폴란드, 미국 등지에도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며, 이번 인도네시아 투자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제조 역량을 한층 강화하게 된다. 북미 지역의 55억 달러 투자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안정성 중심의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CATL, BYD 등 대규모 내수 중심의 중국 업체들과 달리 LG는 기술 차별화와 공급망 통합을 추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와의 합작사인 HLI그린파워는 단순한 생산을 넘어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배터리 설계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생산 공정의 약 80%는 자동화되어 있으며, NMC 811 화학 조성을 기반으로 한 고밀도 프리즘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각 셀은 생산 중 1,000회 이상의 품질 검사를 거치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시간 공정 최적화를 실현한다.

하지만 전력과 수자원 공급, 물류 시스템 등 운영 인프라에 대한 도전과제도 존재한다. 공장은 최대 120MW의 전력을 소비하며, 초순수 수자원 확보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LG는 독립 변전소와 예비 발전 시스템을 구축했고, 인도네시아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교통 인프라 개선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가격 경쟁 압력과 차세대 기술의 등장이 LG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트륨이온이나 고체전지 등 대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리튬이온 투자가 위협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에게 있어 인도네시아 투자는 공급망 안정성과 무역 리스크를 완화할 전략적 거점이며, 미국과 EU의 현지 생산 요건이 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유연한 대응력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LG의 이번 결정은 전기차 시대의 배터리 경쟁에서 원료, 기술, 지역 전략이 결합된 종합적 승부수로 평가된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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