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L1 차단해 T세포 면역억제 신호 해제…4-1BB 자극해 T세포 증식·활성화 촉진
[프레스나인] 에이비엘바이오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ABL001을 비롯해 다양한 기전의 파이프라인이 있다.
이 가운데 아이맵 바이오파마(I-Mab Biopharma)와 함께 개발 중인 ABL503은 현재 면역항암제로 널리 사용 중인 PD-L1 면역치료제의 한계를 해소하고자 에이비엘바이오의 Grabody-T 이중항체 기반으로 개발된 파이프라인이다.
Grabody-T는 면역항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선택적으로 면역세포(특히 T세포)를 활성화시켜 정상 조직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암 조직에서만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중항체의 한쪽 모듈은 종양에서 많이 발현되는 항원을 표적하고, 다른 한쪽 모듈은 면역세포(주로 4-1BB)를 표적한다.
4-1BB는 면역세포 포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TNF(종양괴사인자) 수용체 슈퍼패밀리에 속한다. T세포와 NK세포의 활성화와 증식, 생존을 촉진하며,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분비를 유도해 면역체계의 활성 수준을 높이고 암세포 등 비정상 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강화한다.
다시 말해 Grabody-T 기술은 4-1BB를 통해 암세포 주변에서만 T세포가 활성화되도록 하고, 여기에 종양에서 주로 발현되는 항원을 표적으로 공격해 암세포를 사멸하고자 하는 기술이다.
ABL503의 경우 PD-L1을 표적으로 개발 중이다.
PD-L1은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로, T세포 표면의 PD-1 수용체와 결합하면 T세포는 활성화가 억제돼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ABL503이 암세포 표면의 PD-L1 대신 PD-1 수용체에 결합하면 T세포의 억제가 해제되고 암세포를 인식 및 공격해 사멸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ABL503은 PD-L1을 차단해 T세포의 면역억제 신호를 해제하고, 여기에 4-1BB를 자극해 T세포의 증식·활성화·생존을 촉진하는 기전의 약물로, 암세포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에서 발표한 임상1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효과 평가가 가능한 44명 중 1건의 완전관해와 6건의 부분관해가 확인됐다. 유효 용량(3mg/kg, 5mg/kg)에서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26.9%, 임상적 이점 비율(CBR)은 69.2%로 나타났다.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 완전관해 및 부분관해 환자에서 기억 T 세포가 장기간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ABL503 외에 개발 중인 PD-L1/4-1BB 이중항체 치료제로는 젠맙/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 중인 GEN1046과 한미약품 BH3120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