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기기, 세계 최대 미국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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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기기, 세계 최대 미국 시장 정조준
  •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 승인 2017.05.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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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업계가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을 정조준한다.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글로벌 기업이 장악한 시장 구조 등 악조건 속에서 기술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제한된 내수를 넘어 해외진출에 사활을 거는 우리 기업을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바텍, 삼성메디슨 등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한다. 미국을 발판으로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시장은 물론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수출 범위를 확대한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원주 소재 의료기기 기업 수출 지원에 역량을 집중한다. 미국, 이란, 중국을 우선 진출국으로 선정했다. 약 2년간 노력 끝에 작년 바이오프로텍트, 레본슨을 시작으로 메디아나, 유니스파테크 등 5개 기업이 미국 조달시장에 제품 등록을 성공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허가는 물론 미국 조달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 의료기기 유통기업과 국내기업 현지 진출도 논의한다. 내달 미국 의료기기 유통업체 3~4곳이 원주를 방문해 협력 대상을 물색한다. 이들은 미국 내 의료기기 판매를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정, 미국 내 유통은 물론 현지 생산시설 구축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완길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공공기관 조달등록에 성공해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6월에는 미국 의료기기 유통업체 다수가 원주를 방문해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 10여 곳 기술을 살펴보는 한편, 미국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텍 본사 전경
바텍 본사 전경
치과용 이미징 기업 바텍은 미국에서 급성장 중이다. 2013년 344억원 규모던 북미 시장 매출은 작년 두 배 가까운 633억원까지 늘었다. 전체 매출 약 26%를 이 지역에서 거둔다. 세계적으로 3D 진단장비 도입이 확대되면서 시장 1위까지 넘본다. 올해 초 미국 유통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바텍 북미 시장 매출 추이(자료: 바텍)
바텍 북미 시장 매출 추이(자료: 바텍)
안상욱 바텍 대표는 “기술력과 선량, 원가경쟁력을 모두 확보한 팍스-아이 3D 스마트가 꾸준히 판매되면서 미국시장에서 고사양급 제품으로 인식된다”면서 “올해 영상품질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한 신제품이 연이어 출시되는 만큼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메디슨도 미국시장에서 초음파 기기 판매에 열을 올린다. 작년 전동수 대표 취임 후 고사양급 제품 개발과 미국 등 선진국 진출에 주력했다. 작년 4분기 미국 초음파 기기 시장 점유율은 2.4%를 기록했다. 여전히 미미한 수치지만 전분기 대비 상승하며 올해 사업에 기대를 높였다. 존슨홉킨스대병원을 시작으로 미국 내 대형병원 공급도 본격화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5년)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5년)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미국에 주목한 것은 시장규모와 상징성 때문이다. 미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으로 세계시장 3분의 1을 차지한다. 필립스, GE헬스케어 등 시장을 주도하는 곳도 미국기업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은 2015년 기준 5조2656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4.9% 증가했다. 성숙된 내수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이 절실하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시장은 국내 기업에게 '기회의 땅'이다.

미국시장 상징성도 있다.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FDA 허가를 거쳐야 한다. 미국 내 병원, 기업의 검증과정도 필수다. 공급사례만 확보한다면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은 물론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진출에 유리하다.

미국 기업이 국내 의료기기 기술을 재평가한다는 점은 기회다. 대형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열세지만 휴대용 초음파 기기, 디지털 혈당측정기 등 세분화된 의료기기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성능이 좋은 점도 매력적이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의료기기 업계가 미국처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시장 정보와 인허가 컨설팅 등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의료기기 인허가 규정이 바뀌는 등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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