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바텍, 삼성메디슨 등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한다. 미국을 발판으로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시장은 물론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수출 범위를 확대한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원주 소재 의료기기 기업 수출 지원에 역량을 집중한다. 미국, 이란, 중국을 우선 진출국으로 선정했다. 약 2년간 노력 끝에 작년 바이오프로텍트, 레본슨을 시작으로 메디아나, 유니스파테크 등 5개 기업이 미국 조달시장에 제품 등록을 성공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허가는 물론 미국 조달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 의료기기 유통기업과 국내기업 현지 진출도 논의한다. 내달 미국 의료기기 유통업체 3~4곳이 원주를 방문해 협력 대상을 물색한다. 이들은 미국 내 의료기기 판매를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정, 미국 내 유통은 물론 현지 생산시설 구축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완길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공공기관 조달등록에 성공해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6월에는 미국 의료기기 유통업체 다수가 원주를 방문해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 10여 곳 기술을 살펴보는 한편, 미국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메디슨도 미국시장에서 초음파 기기 판매에 열을 올린다. 작년 전동수 대표 취임 후 고사양급 제품 개발과 미국 등 선진국 진출에 주력했다. 작년 4분기 미국 초음파 기기 시장 점유율은 2.4%를 기록했다. 여전히 미미한 수치지만 전분기 대비 상승하며 올해 사업에 기대를 높였다. 존슨홉킨스대병원을 시작으로 미국 내 대형병원 공급도 본격화했다.
미국시장 상징성도 있다.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FDA 허가를 거쳐야 한다. 미국 내 병원, 기업의 검증과정도 필수다. 공급사례만 확보한다면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은 물론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진출에 유리하다.
미국 기업이 국내 의료기기 기술을 재평가한다는 점은 기회다. 대형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열세지만 휴대용 초음파 기기, 디지털 혈당측정기 등 세분화된 의료기기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성능이 좋은 점도 매력적이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의료기기 업계가 미국처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시장 정보와 인허가 컨설팅 등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의료기기 인허가 규정이 바뀌는 등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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