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노터스 인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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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노터스 인수 이유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1.12.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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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자 중국 CRO M&A 표류…경영권 보장·동물치료제 시장 진출로 전격 선회
알짜기업 인수로 재무건전성 기여…동물백신기업 추가 인수 전망

[프레스나인] 에이치엘비가 국내 동물실험 비임상 전문 수탁기관인 노터스의 인수를 결정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노터스는 유보율이 높은 알짜기업이어서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갖춘 것이 에이치엘비의 재무 건전성에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가 비임상 단계의 비임상 파이프라인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시너지를 기대하는 부분이다. 

에이치엘비의 항암제 '리보세라닙'이 동물에게도 유의미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노터스를 중심으로 동물치료제 시장 진출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동물백신 기업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노터스의 오너인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는 27일 에이치엘비와 각각 구주 172만3200주(22.5%) 중 74만1200주, 163만7448주(21.4%) 중 66만4448주를 양도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총 양수도 금액은 562억원이다. 에이치엘비는 27일 60억원 계약금을 지불했으며, 중도금 60억원을 내년 27일 지급할 예정이다. 내년 3월30일 계약 종결일에 잔금 442억원을 지급한다. 

에이치엘비는 지분율 18.4%(140만5648주)를 확보해 노터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계약을 종결하면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12.8%, 12.7%로 하락한다. 

노터스는 최대주주가 구주(140만5648주)를 넘기는 동시에 28일 총 946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유치도 결정했다. 

제1회차 CB는 546억원 규모, 제2회차 CB는 4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1·2회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로 동일하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총 277만617주(30.6%)다. 전환가액은 3만4144원으로 같다.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1월13일이며, 사채만기일은 2025년 1월13일이다. 

1회차 CB 투자자는 에이치엘비의 특수관계자인 노마드제2호조합(에이치엘비생명과학 18.5%)이다. 2회차 CB투자자는 베카 신기술조합 제128호, 애플트리 투자조합, 로힐스투자조합이다.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는 구주 매각 대금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발행하는 BW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M&A 결정은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터스는 에이치엘비에 피인수되기 전인 올해 초부터 중국 최대 CRO와 M&A를 추진했다. 중국 CRO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받아 주당 4만원에 구주 인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달러 유출을 허락하지 않아 M&A가 반년 넘게 표류했다.

여기에 정인성과 김도형 대표가 중국에 회사를 매각한다는 시장의 부정적인 인식을 우려하면서 국내 잠재적 파트너와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이 노터스의 인수 의향을 가지고 있었으나 큰 딜 규모(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구주 30% 이상 인수시 500억원 이상 추정+추가 자금 유치)가 부담이 됐다. 정인성과 김도형 대표도 시너지 효과와 파트너십을 고려하지 않는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딜이 결렬된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치엘비는 경영권 보장과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을 내세워 이번 M&A를 성사시켰다. 에이치엘비의 파이프라인이 대부분 비임상 단계여서 노터스를 통해 비용절감과 동시에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리보세라닙이 동물 항암제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 동물치료제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에이치엘비의 재무안전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노터스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46억원, 영업이익은 65억원이다. 노터스는 3분기 누적 잉여금이 290억원이며, 유보율이 무려 7819%에 달하는 알짜기업이다. CB의 주식 전환에 따른 지분율 상승(20% 이상)이나 임원 겸임 등으로 관계기업 분류하면 에이치엘비의 지분법 손익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노터스는 에이치엘비로부터 자금유치 등 신사업 동력을 확보했다. 1·2회차 CB 가운데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총 378억원이다. 노터스는 동물백신 기업 등을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형 노터스 대표는 "이번 에이치엘비 인수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국내를 넘어 글로벌 CRO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오른쪽)·정인성 노터스 공동대표가 201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터스
김도형(오른쪽)·정인성 노터스 공동대표가 201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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