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중간 매매로 포지션 변경
개인만 순매수, 주주환원 효과 無
[프레스나인]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주가부양 카드로 활용하는 무상증자 결정이 정작 명분으로 내세우는 주주환원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이하 자본연)이 발간한 ‘무상증자 테마주 현상과 정보거래자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대거 무상증자를 시행하고 있지만 기업의 내재가치와 관계없이 특정한 이벤트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이 이어지는 등 테마주와 유사한 과열현상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수 무상증자는 개인투자자의 관심 유도를 통한 단기적 주가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주주환원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무상증자 공시에 대한 투자자별 대응방식이 엇갈린 점이 흥미롭다.
자본연 분석에 따르면 무상증자 공시 직후 개인투자자는 대체로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수하는 반면 정보거래자인 기관투자자는 일관되게 무상증자 주식을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 역시 투자기회 확대 차원에서 중간에 매매 포지션을 변경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심지어 일부 무상증자 주식에서는 기업의 내부자와 초기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기회로 무상증자 공시를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처럼 투자자 유형에 따른 상이한 반응은 무상증자가 모든 주주에게 유익한 주주환원이라는 주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남길남 자본연 연구원은 “최근 무상증자 과열은 기업 경영상의 합리적 결정보단 개인투자자의 유입을 목적으로 한 무상증자 남용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며 “현재 상장기업의 무상증자는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무상증자의 기본 요건에 대해서만 공시하고 있는데 무상증자의 목적 항목을 주요사항보고서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장기업이 무상증자 목적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경우 주주환원 정책으로 무상증자를 홍보하고 활용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무상증자 종목 과열현상과 관련해 지난 7월 무상증자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주가 등락에 따른 위험 요인으로 인해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