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 ‘회사채→대출’…단기운용·금리 이점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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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조달 ‘회사채→대출’…단기운용·금리 이점부각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9.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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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기업여신 전념 영향 회사채 발행위축, 하반기 순상환 전환

[프레스나인]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확대 영향으로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가 기존 회사채에서 은행대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이 지속적인 기업여신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최근 좁혀진 금리격차와 단기운용 이점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대출 선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순발행 회사채는 2020년(33.3조원)·2021년(33.3조원) 2년간 66.6조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3.6조원 급감한데 이어 올해는 하반기 이후부터 순상환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의 주요 자금창구 중 하나인 회사채가 위축된 반면, 은행의 기업대출금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7월 기업대출이 올해 처음으로 전달 대비 8조원(8.7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8월에도 8.2조원 상승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8조원을 넘겼다. 고금리 여파로 올해(8월말 기준) 가계대출은 17조원 상승에 그친 것과 달리 기업여신은 56.6조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는 “조달수단 측면에서는 3월 이후 중장기 시계에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고정금리인 회사채보다는 변동금리로 조달이 가능하고 만기도 상대적으로 짧은 은행 대출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금년 들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는데, 기업들이 필요한 영업자금을 회사채 발행보다는 대출로 주로 충당했으며 이 중 일부는 만기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보고서는 “회사채 부진은 시장 불안, 투자수요 부족 등 발행 여건 악화보다는 일부 기업의 선발행을 통한 차환자금 확보, 금리 측면에서의 회사채 조달유인 약화, 향후 경기 불확실성 등에 따른 중장기 자금수요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최근 회사채 발행금리와 은행 대출금리의 차이가 작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회사채 발행보다는 단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은행대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월 이후 회사채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가운데 기업대출금리는 단기지표금리의 변동이 제한된 가운데 일부 은행의 가산금리 하향 조정 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모두 하락하는 등 금리 이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계대출의 한계를 느낀 은행권이 대기업 및 중견기업 여신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금리 이점은 계속해서 부각될 것으로 보여 회사채 보다 은행대출을 당분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 상반기 기점으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여신이 가계대출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등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이 모두 기업금융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5대 은행 총 기업대출 규모는 713.7조원으로 2년만(2021.2분기)에 21.9%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31%(119.1조원→155.6조원)로 증가율이 가장 컸고, 이어 농협은행 25%(82.9조원→103.4조원), 국민은행 22%(137.3조원→167.3조원), 신한은행 19%(130.8조원→155조원), 우리은행 15%(115.3조원→132.5조원) 순이었다. 기업여신 가운데에서도 우량기업인 대기업 중심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 5대 은행 대기업 여신은 2년 사이 52% 성장했다.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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