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HLB테라퓨틱스가 투자한 리젠알엑스 바이오파마슈티컬즈(RegeneRx Biopharmaceuticals)가 지난해 미국 OTC(장외주식, 한국 코넥스와 유사) 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HLB테라퓨틱스가 보유한 지분가치도 급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LB테라퓨틱스가 계상한 리젠알엑스 장부가액은 2022년 34억7451만원에서 2023년 3030만원으로 급감했다. 공정가치가 약 34억원 감소해 사실상 현재 시장 평가가치가 없다는 의미다. 

HLB테라퓨틱스는 2014년 3월 25억원을 투자해 리젠알엑스의 주식 19.33%(1958만3333주)를 취득했다. 증자에 따라 지분율은 13.64%(1958만3333주)로 희석됐다. 지난해 말 잔여 장부가액(3030만원)을 제한 미실현손실은 약 24억원이다. 투자원금 대부분을 날릴 처지인 셈이다. 

리젠알엑스가 자진 상장폐지된 것은 적자구조에 따른 자본잠식 때문이다. 가장 최근 실적 발표자료인 2023년 1분기말 기준, 결손금이 1억1260만달러(1508억원)에 육박하며 완전자본잠식(-374만달러, 50억원) 상태다. 현금은 고작 10만1557달러(약 13만원)로 유동성이 완전히 말라버렸다. 2023년 6~7월 22만5000달러(3억원), 8월 34만달러(4.5억원) 자금조달했지만, R&D등 사업을 영위하기는 역부족이다. 

리젠알엑스는 2023년 7월11일 이사회를 열고 1:100 주식병합에 대한 주주 투표 안건으로 상정했다. 주식병합을 통해 보통주 보유자를 기존 591명에서 500명 미만으로 줄여 자진 상폐를 통해 비상장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1934년 증권거래법(Securities Exchange Act of 1934)에 따라 보통주 보유자가 500명 미만이면 상장 유지 요건에 부합하지 못한다. 주주 투표에선 총 보통주 1억4969만6610주 가운데 51.07%(7645만5727주)가 찬성표를 던져 지난해 8월3일 주식병합 안건이 통과됐다. 

리젠알엑스는 2023년 10월18일 주식병합을 단행해 OTC 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비상장 전환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할 재무제표, 지분율 변동 등 정기보고서 제출 의무도 없어졌다. 

주식병합으로 총 주식 수는 기존 10분의 1인 150만8591주로 줄었다. HLB테라퓨틱스가 보유한 리젠알엑스 지분도 1958만3333주에서 195만8333주로 감소했다. 지분율은 13.64%에서 일부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와 유증에 따라 지난해 말 12.98%로 하락했다. 

리젠알엑스의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HLB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Tβ4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HLB테라퓨틱스는 2014년 3월 리젠알엑스에 지분 투자를 통해 Tβ4물질의 권리를 양수했으며, 리젠알엑스와 합작회사인 리젠트리(ReGenTree)를 2015년 1월에 설립했다. 리젠트리(61.5%)는 HLB테라퓨틱스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HLB테라퓨틱스는 리젠트리를 통해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 '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중반에 톱라인 데이터가 나올 전망이다. 3상에서 유효성이 입증되면 판권이전 및 협력분야 확장 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판권이전에 성공하면 수익을 지분율(6:4)에 따라 나누기 때문에 리젠알엑스는 'RGN-259'의 임상 성공 여부에 사운을 걸고 있다. 

리젠알엑스는 지난해 12월 주주서신을 통해 "임상 3상이 성공한다면, 리젠알엑스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며 "새로운 가치평가를 통해 재상장하거나 회사를 매각하거나 RGN-259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 자본을 조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HLB테라퓨틱스는 리젠알엑스 지분가치를 장기투자자산으로 보고 주가 등락에 따른 공정가치 변동을 회계상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잡았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기말 자본항목으로 인식되며, 주식을 처분해야만 순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