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생명과학, 신고가 눈앞인데…BW 600억 상환에 유증자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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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생명과학, 신고가 눈앞인데…BW 600억 상환에 유증자금 이유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4.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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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차 BW 분리형 1000억…미상환 사채 810억에서 HLB 보유 196억 제외 614억 갚아야
미행사 워런트 510만주…대용납입시 사채 잔액 감소
주주배정 유증 1500억 가운데 채무상환 981억…현금유동성 319억 그쳐

[프레스나인] HLB생명과학이 1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확보한 자금 600억원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주가가 2만원대로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음에도 행사가액 약 8900원의 BW를 갚기 위해 증자 자금을 배정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생명과학은 21일 1500억원 규모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결정했다. 예정발행가는 1만3630원이다. 발행 신주는 1100만5125주로 총 발행 주식의 10.3%에 달한다. 납입일은 6월24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8일이다. 

청약 자금은 ▲채무상환자금 981억원 ▲운영자금 444억원 ▲기타 15억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채무상환자금은 ▲제9회차 BW 600억원 ▲주식담보대출 200억원 ▲단기차입금 102억원 ▲장기차입금 79억원이다. 

채무상환자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 제9회차 BW 조기상환 청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제9회차 BW는 2022년 6월 공모형 분리형으로 1000억원 규모에 발행됐다. 분리형 BW는 2013년 발행이 금지됐다가 2015년 공모형에 한해 발행이 허용됐다. BW는 이자를 지급하는 사채과 약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워런트가 결합한 금융상품을 말한다. 채권은 놔두고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만 따로 떼어내 사고 팔 수 있다. 투자자는 사채권을 만기까지 가져가거나 조기상환 청구를 할 수 있다. 또는 사채 대용납입으로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주가가 2만대로 신주 행사가액 8889원을 우회하기 때문에 워런트를 보유한 투자자는 권리를 행사하는 게 이익이다. 주가가 우상향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제9회차 BW의 워런트 금액은 3월22일 기준 1만41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시세를 감안하면 5200원을 투자해 행사가격 8889원에 신주를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워런트는 발행 당시 838만5744주에서 신주 발행에 따라 2023년 3월20일 기준 미행사분이 510만8381주 남았다. 

워런트는 소화 가능하지만 문제는 분리형이기 때문에 갚아야 할 사채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2023년 3월20일 기준, 제9회차 BW의 미상환 사채는 810억원이다. HLB가 보유한 196억원 미상환 사채를 제하면 잔액은 614억원이다. 사채 대용납입 물량을 파악할 수 없지만 잠재적인 미상환 사채 잔액은 줄어들 수 있다. 

결국, HLB생명과학은 제9회차 BW 사채를 갚는 데 6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BW 조기상환 청구일이 2024년 6월15일로 다가오면서 회사는 비유동사채로 인식한 BW를 지난해말 유동성사채 965억원으로 잡았다. 만기일은 2025년 6월15일이다. 워런트는 행사하면 자본으로 전환되지만, 사채에 대한 부채는 남아 있다.  

여기에 ▲주식담보대출 200억원 ▲단기차입금 102억원 ▲장기차입금 79억원도 채무상환자금에 포함된다. HLB생명과학은 2023년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68억원 ▲단기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508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145억원 ▲기타유동자산 7억원 등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유동(508억원)과 비유동(1085억원)을 포함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1593억원 가운데 ▲HLB에 대한 지분증권 1360억원 ▲HLB바이오스텍 102억원 등 그룹사 지배력을 위한 출자금과 조합 투자금이 대부분이어서 현금화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유동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을 제한 유동성은 319억원에 불과하다. 

운영자금 444억원은 ▲신규물질 도입 80억원 ▲리보세라닙 임상 66억원 ▲CDK 억제제와 G2M억제제 등 비임상 77억원 ▲연구개발비 35억원 ▲메디케어 및 의료기기사업부 원재료 40억원 ▲메디서플라이 유통사업 운영 60억원 등을 배정했다. 

HLB생명과학은 "제9회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미상환잔액은 본 공시서류 제출일 전일 약 810억원으로 최초 조기상환일은 2024년 6월15일"이라며 "유상증자 자금 납입 전 상환 요청 금액에 대해서는 브릿지론으로 상환하고 금번 유상증자 자금으로 브릿지론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표/HLB생명과학 증권신고서 발췌.
표/HLB생명과학 증권신고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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