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엔젠시스 누적손상 970억…20년 개발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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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엔젠시스 누적손상 970억…20년 개발 '물거품'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4.03.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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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202-DPN' 후속 임상 실패…지난해 150억 추가 손상처리
장부가액 0원…"유전자치료제 개발은 지속"
유형자산 123억·기타자산 34억도 손상…기타영업외비용 320억 불어나

[프레스나인] 헬릭스미스가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의 후속 임상 3상(3-2, 3-2b)도 실패하면서 자산으로 잡은 150억원 개발비를 전액 손상처리했다. 첫번째(3-1) 임상 실패를 포함한 누적 손상액은 약 970억원에 달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4분기 당뇨병성 신경병증(VM202-DPN) 임상시험 3상(3-2, 3-2b)의 톱라인 결과, 주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해 무형자산 150억원 전액을 손상시켰다. 사실상 미래 경제적 효익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신약의 경우 3상 개시 단계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개발비를 부실자산으로 보고 손상처리해야 한다.  

헬릭스미스는 2019년 VM202-DPN의 3-1상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자산화한 3-1상 R&D 비용 765억원을 전액 손상처리한 바 있다. 2020년 9월부터 착수한 3-2, 3-2b 임상을 통해 재도전에 나서면서 추가 개발비 지출액(150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잡은 것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VM202-PAD)도 2019년 53억원을 손상으로 회계 처리해 VM202에 대한 손상처리 누계액은 총 968억원이다. VM202에 대한 무형자산 장부가액은 제로(0)가 됐다. 20여년 간 공들인 VM202-DPN 개발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헬릭스미스는 VM202-DPN의 기초 물질을 2000년에 개발한 뒤 후속연구를 통해 2009년 미국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손상차손은 무형자산에만 그치지 않았다. 유형자산과 기타자산에도 각각 123억원, 34억원을 손상 회계처리했다. 유형자산 가운데 건물(38억원), 기계장치(40억원), 시설장치(37억원) 등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회계법인이 건물, 기계장치, 시설장치 등 시설에서 회수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금액이 실제 가치보다 낮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기계장치의 경우 지난해말 유형자산 총액은 123억원인데, 감가상각 누계액 82억원, 손상차손 누계액 40억원을 제하면 순장부가액은 3987만원에 불과하다. 123억원에서 당장 기계장치를 처분 또는 미래에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하면 3987만원이라는 의미다. 기말 순장부가액은 건물이 465억원, 시설장치가 35억원이다. 기타자산에서는 선급금 34억원을 손상처리했다. 선급금은 재고자산 등을 매입하면서 미리 지급한 돈을 말한다. 

유형자산, 무형자산, 기타자산 등 손상차손 총액은 318억원으로 기타영업외비용이 320억원으로 불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영업외손실인 급증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52억원으로 전년(525억원)비 적자 폭을 줄였으나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인해 같은 기간 순손실은 641억원으로 전년(430억원)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헬릭스미스는 VM202를 손상처리했지만 관련 유전자치료제 기술을 이용해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VM202 손상처리는 감사인의 권고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며 "VM202의 미국 임상이 실패해 독자적으로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번이나 실패한 임상을 계속 끌고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유전자치료제 기술을 필요로 하는 해외 신약후보물질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라이선스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유전자치료제 다른 파이프라인은 전문 CTO를 영입해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헬릭스미스
사진/헬릭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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