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2심 판결에 주식가치 산정 명백한 오류… 상고 통해 바로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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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2심 판결에 주식가치 산정 명백한 오류… 상고 통해 바로잡을 것"
  • 박수영 기자
  • 승인 2024.06.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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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가치 산정 치명적 오류 발견"
최 회장 승계상속 과소 평가…'100배 왜곡' 발생
‘6공 유무형 기여’ 사실 아냐

[프레스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1조3800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판단 등에 영향을 미친 주식가치 산정에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항소심 재판부가 SK그룹의 역사를 부정했다며 상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17일 SK서린사옥에서 진행된 재판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 나와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돼야 하는지에 대한 전제에 속하는 치명적인 오류"라며 상고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 회장은 "부디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라고, 이를 바로잡아주셨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라며 "앞으로 이런 판결과 관계없이 제 맡은 바 소명인 경영 활동을 좀 더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언급한 치명적인 오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내조 기여가 극도로 과다하게 계산됐음을 말한다. 이날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으로 참석한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의 가치산정에 있어 항소심 재판부가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해당 오류에 근거해 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판단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재산 분할 비율을 결정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대한텔레콤은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대한텔레콤 주식에 대한 가치산정이 현재 SK의 가치를 따져보는 데 중요한 쟁점이 되는 이유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 가사 2부는 1994년부터 1998년 선대회장 별세까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SK 성장에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 최태원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이에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의 기여도가 선대회장의 기여도보다 훨씬 크다고 전제하며 최 회장에 내조한 노소영 관장의 기여분을 인정, 재산 분할 비율을 65대 35로 정함으로써 약 1조3800억원의 재산 분할을 판시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최종현 선대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태원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최 회장 측의 주장대로 재판부 결정에 기초가 된 계산 오류를 바로잡는다면(100원→1000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당초 재판부가 12.5배로 계산한 선대회장의 기여분이 125배로 10배 늘고,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이 35.5배로 10분의 1배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 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이에 근거해 SK 지분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결정하고 분할 비율 산정 시에도 이를 고려했기 때문에 이 같은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변호사는 ‘6공 유무형 기여’ 논란 등 여러 이슈들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다시 받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회장 역시 "(상고의) 또 하나의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6공화국의 후광으로 SK의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내용이 판결에 존재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 뿐만 아니라 SK그룹의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또 훼손됐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바로잡고자 저는 상고를 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제기된 그룹내 지배력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최 회장은 "이것 말고도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위기로 발전되지 않게 예방해야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설사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막을 역량이 존재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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