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사이언스 현임원진 "회생신청, 거래재개 도움 안돼"
상태바
테라사이언스 현임원진 "회생신청, 거래재개 도움 안돼"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4.07.23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생신청, 재감사 지연 불가피…거래재개·주주 위한 길 아냐"
"회계법인과 문제점 해소 총력…주주간담회 통해 충분한 설명할것"

[프레스나인] 테라사이언스 현 경영진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회생 신청을 하게 되면 재감사 적정의견이 나오기 어렵고 이는 거래재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김모 외 53인 테라사이언스 주주는 지난달 20일 부산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들 주주는 10.97%(1048만1903주)를 보유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현 경영진은 "거래정지를 풀기 위해 하반기 재감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사의 향후 방향이 법원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므로 회계적인 관점에서 계속기업 가정 이슈가 발생된다"고 말했다. 

또한 "2023년 감사법인인 삼정회계법인은 회생 신청 인용 및 기각 여부를 지켜본 뒤 재감사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상태"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현 경영진은 회생 신청으로 인해 기업가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생 신청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기업 및 다국적 기업 등 거래처의 연쇄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영업에도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테라사이언스는 16일 전 경영진 5인을 대상으로 337억원 규모 업무상 배임으로 고소하며 대응했다. 배임 내용은 2023년 반기검토의견 '한정' 및 2023년 감사의견 '의견거절' 사유와 일맥상통한다. 

◇인수 2달만에 검토 의견 '한정'…전 경영진 투자기업 문제투성이

현 최대주주 씨디에스홀딩스는 2023년 4월 블루밍홀딩스와 테라사이언스 주식 1063만3403주(11.61%)를 4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2달만에 악재가 터졌다. 지정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2023년 반기보고서 검토에서 '한정' 의견을 낸 것이다. 

한정의견 사유는 ▲301억원을 투자한 미국 바이오기업 온코펩(30.2%)의 기업가치 평가금액 오류 ▲50억원을 투자한 블록체인기업 소켓게이밍(100%) 관련 무형자산 과대인식이다. 2023년 기초 장부가액은 온코펩이 243억원, 소켓게이밍이 16억원인데, 투자자산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인 판단이다.  

현 경영진은 "전 경영진은 251억원을 들여 바이오엑스가 보유한 온코펩 구주를 인수했고, 신주 발행으로 50억원을 투자했다"며 "바이오엑스가 약 65억원에 인수한 온코펩을 250억원에, 그것도 구주로 인수한 후 장부상 평가금액을 계상한 과정에서 감사인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성이 불확실해진 소켓게이밍의 경우 전 경영진은 회수하지 못한 약 30억원 가운데 무형자산 14억원을 남기고 손상처리했다"며 "그런데 별도 재무에선 0원, 연결 재무에선 14억원을 잡아 감사인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코펩이나 소켓게이밍 투자와 관련 현 경영진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현 경영진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피력했다. 

테라사이언스는 반기 '한정' 의견에 대한 소명을 진행하고 2023년 기말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기 위해 적극 대응했다. 회사는 삼일회계법인을 PA(Private Accounting)로 선정해 2023년 말 온코펩과 소켓게이밍의 투자자산을 전량 손상처리하는 등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삼정회계법인 요청에 따라 전문기관 2군데와 계약해 포렌식 절차도 수행했다.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 34억 갑자기 입금…우발채무 '엎친데 덮친격'

반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력하는 사이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2023년 말 미회수채권으로 인식한 34억원이 난데 없이 거래처로부터 입금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감사인이 우발채무로 보고 기말 의견 '거절'까지 받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현 경영진은 "회사에서 부실채권으로 못 받고 있던 돈을 받았는데, 정작 해당 거래처에선 입금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며 "감사인이 심한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와중에 법인인감 이슈가 추가로 불거졌다"고 강조했다. 

우발채무를 확인하기 위해 2018년부터 포렌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서류에는 날인됐는데 인감 대장에 기록이 누락된 건이 60개를 넘은 것을 확인했다. 

현 경영진은 "법인인감 누락과 34억원 입금으로 감사인은 부외부채의 존재 가능성과 재무제표에 계상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며 "재무제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의견거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분명한 돈인 34억원의 입금 출처가 관건이다. 현 경영진은 "과거 외주업체에 선급금 형태로 준 돈으로 파악했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부실채권이 사전에 통보도 없이 갑자기 입금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정상적으로 외주업체가 쓴 돈이 아니고 비정상적으로 자금이 흘렀다가 2023년 하반기 포렌식을 진행하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누군가 입금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며 "결국 전임 경영진이 넣은 돈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임 경영진은 우발채무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는 보증확약서를 써달라는 회사의 요청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테라사이언스는 회계 증빙 및 보완을 거쳐 삼정회계법인과 미팅을 통해 재감사 계획서를 제출했고, 감사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제동이 걸려버렸다. 재감사 계획서 작성을 위해 필요한 '포렌식 기간 및 범위 확대'를 위해 전임 경영진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송부했으나 전임 경영진은 답신을 하지 않아 사실상 협조 의지가 없었다고 현 경영진은 전했다. 

◇현 경영진 책임 통감…거래재개 총력 다할것

'한정' 의견 등 연이은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자 씨디에스홀딩스가 보유한 테라사이언스 주식 반대매매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과도한 주담대 설정이 문제였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키면서 추가 반대매매가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회사는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법인의 최대주주 변경 사유 발생에 따라 2024년 3월 19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반대매매를 당한 씨디에스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율은 11.61%에서 현재 2.13%까지 하락했다. 

현 경영진은 "2023년 반기 '한정'을 받았을 때도 전 경영진을 배임 행위로 고소·고발하면 거래정지 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주들의 피해를 우려해 회사 자체적으로 풀어가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하지만 거래정지 사유를 현 경영진만의 탓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현 경영진은 "M&A 과정에서 테라사이언스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현 경영진의 잘못을 통감한다"며 "주주들에게 재산상 피해를 입혀 죄송스럽고 송구스럽다"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진작 주주간담회를 개최했어야 하나 재감사 계약체결 등 확정된 결과를 전달드리고자 조금씩 간담회 일자를 연기했는데, 4월 주주총회 이후 주주님들과 소통에 소홀해진 측면이 었어 면목이 없다"며 "회생 신청이나 재감사 등에 상세히 설명드리는 자리를 조만간 마련하겠다. 회사는 주주만 생각하고 거래재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테라사이언스
사진/테라사이언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